기관투자가들이 기업공개(IPO) 공모주에 몸달았다.
유통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며 상장 후 차익을 남길 수 있을 여지가 많아지자 상장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상장후 무려 2개월간 처분하지 않겠다는 기관들이 잇따르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선물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현재 상장공모을 위한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 청약을 앞두고 있는 곳은 팅크웨어, 엔트로피, 롯데관광개발, 씨앤비텍, 제이브이엠 등 5개사에 이른다.
이 가운데 팅크웨어(공모주 130만주, 확정공모가 1만원)는 공모가 결정을 위해 지난 3일 기관(고수익펀드 포함)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기관들은 배정분 78만주의 98.87%인 77만1182주에 대해 상장 후 2개월간 의무보유(하단 상장공모주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표 참조)를 약속했다. 의무보유 확약기간이 상장 후 1개월인 주식은 8411주(1.08%), 미확약 주식은 고작 407주(0.05%)에 불과하다.
지난달 26일 수요예측에 나선 엔트로피(121만5000주, 확정공모가 8500원)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관 배정분 72만9000주 중 미확약 주식은 235주(0.03%) 뿐이고 1개월 확약이 15만1599주(20.80%), 2개월 확약이 57만7166주(79.17%)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 같은 현상은 침체장이었던 지난 2004년 기관들이 의무보유 확약은 커녕 배정받은 주식 조차 실권해 버리던 것과는 딴판이다. 또한 올들어서도 증시 호전을 배경으로 기관들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대부분 1개월이 주종을 이뤘다.
예컨대 엔트로피에 앞서 올들어 상장공모 수요예측에 나섰던 9개사 중 진바이오텍(기관배정분 중 1개월 확약 비율 54.88%), 애강(99.60%), 제우스(97.40%), 엠비즈네트웍스(60.24%), 모건코리아(99.80%) 등은 기관들의 의무확약비율이 1개월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반적으로 기관이 2개월의 의무보유를 약속하면 확약하지 않는 기관에 비해 10배 정도 높은 가중치를 적용받아 그만큼 상장 공모주 물량을 많이 배정받는다.
그만큼 앞으로도 증시 활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2개월간의 보유 리스크를 안더라도 공모주를 통해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앞다퉈 공모주를 배정받으려는 것이다. 신규 상장주들로서는 상장 초기 기관들의 공모주 물량 처분에 따른 주가 하락의 부담을 한층 덜게 됐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발행시장은 통상 유통시장의 상황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며 “기관들의 의무확약비율이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증시 활황으로 공모주 메리트가 커지고 있는 게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