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한진에너지에 8663억 규모의 담보를 제공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대한항공은 계열사인 한진에너지 보통주 3만4000주를 바탕으로 한진에너지에 대한 8663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담보제공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기존 차입금 연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에너지는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국공항 등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한진그룹은 한진에너지를 통해 에쓰오일 지분 28.41%를 가지고 있다.
한진그룹은 에쓰오일 지분 인수 당시 대한항공 8500억원, 한진해운 1500억원, 한국공항 300억원 등 계열사 출자금과 함께 에쓰오일 지분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1조3000억원 가량을 대출해 2조원 가량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이후 한진그룹 측은 에쓰오일 배당금을 통해 대출금 일부를 상환했으며 현재 대출잔액은 1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번 담보제공은 에쓰오일 지분 인수 당시 차입했던 1조원 규모의 대출금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의 이번 담보제공 결정에 시장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2월 19일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발표하며,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을 2조2000억 원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 당초 계획대로 에쓰오일 지분 매각 작업이 이뤄질 경우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내기 위해 담보제공까지 받을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에쓰오일 주가다. 올 초만 하더라도 7만원대였던 에쓰오일 주가는 24일 현재 6만1000원까지 하락했고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이같은 주가 약세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진그룹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항공담당 한 애널리스트는“대한항공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최근 그룹의 문제들을 떠안은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일련의 작업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은 결국 대한항공이 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