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이후 통일 금융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관련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통일상품 설계 작업에 돌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일 관련 상품 출시를 위해 독일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보다 한발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달 통일펀드를 출시했다. 통일 관련 수혜주에 투자하는 신영자산운용의‘신영마라톤 통일코리아펀드’가 출시돼 판매중에 있다.
3년간 환매 제한에도 불구하고 이 펀드는 설정 한달만에 9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출시 후 수익률도 4.73%(8일, Aclass 기준)를 기록할 만큼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분위기를 띄운건 국책금융기관들이다. 산업은행은 올해 초부터 조사분석부 내에 동북아파트에서 북한 관련 연구를 실시중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역시 이달 1일 이상제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센터장으로 한 통일금융연구센터를 개소했다. 남북경제협력기금 수탁기관인 수출입은행도 이달 중순 북한 개발 관련 연구센터를 출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섣부른 통일코드 맞추기가 ‘계륵’으로 전락한 이명박 정부의 ‘녹색금융’을 회상케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년전 MB정권 당시 녹색성장이 대두되면서 은행들은 관련 상품을 앞다퉈 출시했다. 그러나 현재는 관련 조직도, 홍보도, 상품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 시중은행에서 출시한 녹색 예·적금 상품은 2009년 13개까지 늘었지만 MB 정권 말기인 2012년에는 3개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카드 상품 역시 12개에서 4개로 줄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통일금융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국책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연구소들이 속속 출범하고 있는데 정작 연구원들은 자신이 무엇을 연구하고, 어디서 데이터를 얻어야 하는지 난감해 하고 있다”며 “좀 더 깊이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