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으로의 인재 유출 우려에 노심초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은 다음달 27일 애플 구글 인텔 어도비시스템 등 실리콘밸리 대표 IT기업들이 지난 2005~2009년 서로 이직금지에 담합해 엔지니어들이 정당한 보수를 받는 것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 재판을 열 계획이다.
약 6만4000명의 엔지니어가 이직금지 담합으로 발이 묶였으며 이들이 요구하는 피해배상 규모는 30억 달러(약 3조1150억원)에 이른다고 WSJ는 전했다.
재판에 앞서 공개된 관련 문건에서는 구글이 특히 당시 급부상하는 페이스북에 인재를 빼앗길까 우려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소프트웨어업체 인튜이트의 빌 캠벨 회장은 지난 2008년 8월 구글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누가 셰릴 샌드버그나 마크 저커버그와 접촉해 인재영입 전쟁을 끝낼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캠벨 회장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 실리콘밸리 거물들과 관계가 두터웠으며 인재영입과 관련해 기업들이 마찰을 빚을 때 중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WSJ는 설명했다.
그가 이런 이메일을 보낸 것은 구글 고위층의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설립자는 지난 2007년 10월 자사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페이스북의 부상이 문제”라며 “이들이 우리 회사에서 직접 인재를 빼가는 것은 물론 직원들이 제2의 페이스북을 꿈꾸며 회사를 떠나는 것이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브린은 당시 페이스북으로의 이직 현황을 정기적으로 보고받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시 구글 CEO였던 슈미트는 “구글 출신 인재들이 페이스북의 경영구조를 구축했다”며 인재 유출을 불평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당시 이직금지 담합에 참여하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WSJ는 전했다. 페이스북의 구글 인재 영입 역사 중 가장 극적인 것은 지난 2008년 3월 구글 부사장이던 샌드버그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한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