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팬택의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 인하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 인하 협상을 해왔던 팬택은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협상을 종료했다.
팬택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의 협상 진척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출고가 인하 약정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선구매, 재고보상금 분할상환 등을 여러 후속조치를 요청했지만 일부에서 입장차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출고가 인하도 중요하지만 지금 상황이 어려운 팬택 입장에서는 재고보상금, 신규 구매 등 후속조치 등이 더 시급했다”며 “출고가 인하와 관련 SK텔레콤과 보조를 맞춰야 했지만 이것도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LG유플러스 측은 추가 협상을 통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월 말부터 팬택과 출고가 인하를 추진해왔고, 4월엔 경영 악화에 빠진 팬택이 5만대 선구매를 요청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보유 중인 팬택 재고 물량이 현재 총 15만대에 달하기 때문에 팬택에서 요청한 선구매 물량에 대해 우선 출고가 인하를 추진했다”며 “이를 통해 기존 물량의 판매를 촉진하고 해당 수량만큼 추가 구매를 하겠다고 팬택 측에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택 단말기의 높은 출고가로 인해 해당 제품 판매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오는 27일부터 2차 영업정지가 예정돼 있어 지난주 금요일 불가피하게 출고가 인하를 진행했다”며 “팬택과 재고보상 부분에 대해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지만 선구매 물량에 대해선 이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팬택과 LG유플러스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 협상이 결렬되면서, KT와 SK텔레콤과의 출고가 인하 조치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이후 영업 현장에서 베가 시크릿업을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던 LG유플러스는 불법 보조금 논란 가능성도 불거지지 않겠느냐는 업계 시각도 있다. 협상이 타결됐다면 기존 판매분에 대한 가격 인하가 소급 적용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합의가 결렬되면 불법 보조금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측은 팬택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불법 보조금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는 양사간 협상의 문제이고, 현재 협상 과정에 있기 때문에 불법 보조금으로 단정하게 되면 협상이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며 “LG유플러스는 추가 협상을 통해 원만한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