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세계 최초로 육상(陸上)에서 선박을 건조하기 시작해 그해 10월 첫 선박을 바다로 끌어내는데 성공한 현대중공업은 1일 러시아 노보쉽사(社)에서 수주한 10만5천톤급 원유운반선을 진수(進水)함으로써 다시 한 번 세계 조선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육상 건조는 몇 년 전만 해도 업계에서 ‘불가능한 일’로 인식되던 것이었으나 현대중공업이 세계 1위 조선 기술에 불굴의 의지를 더해 결국 업계의 상식을 뒤집고 ‘한국 조선의 힘’을 과시했다.
선박의 육상 건조는 도크의 제한에서 벗어나 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더욱 안전하고 빠르게 공정을 진행할 수 있어 지금은 현대중공업의 대표적인 조선 기술로 자리잡았다.
현대중공업은 도크 없이 배를 만들면서 처음에는 선체 제작에 85일 가량 걸렸으나 최근에는 도크에서 제작하는 수준인 55일까지 공기(工期)를 단축하며 효율성과 경제성을 보완했다.
또한 대형 유조선 10척을 육상에서 건조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나 기술적 오류도 범하지 않아 안전성도 확보했음을 증명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러시아 노보쉽사(社)의 10만5천톤급 원유운반선 8척, 카타르 QSC사(社)의 정유제품운반선 2척을 도크 없이 건조했으며, 현재 캐나다 티케이사(社)의 유조선 4척을 건조 중이다.
이들 선박은 모두 길이 244미터, 폭 42미터, 높이 21미터 규모의 대형 선박이며, 2004년 1척, 2005년 4척에 이어 올해는 벌써 5척을 건조했다.
이 외에도 러시아·인도 등에서 유조선 7척과 노르웨이·카타르 등에서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 7척을 육상 건조분으로 수주해 놓았다.
현대중공업 오병욱 해양사업본부장은 “앞으로는 매년 16척의 선박을 도크 없이 건조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작업장 추가 건설과 크레인 레일 연장 등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일 오후 3시 울산 해양공장에서 건조중량 100만톤 달성 자체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