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간식'으로 불릴 정도로 식사대용으로 인기를 끄는게 라면이지만, 나트륨 과잉 섭취의 주범이란 오명이 따라다닌다.
라면의 주요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1인분 120g(면 109.5g, 수프 10.5g) 라면에는 대략 에너지 513㎉, 단백질 10g, 지질 15.5g, 탄수화물 81.9g, 나트륨 2,779㎎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나트륨만 놓고 따지면, 라면 1인분을 먹으면 한국인영양섭취기준(2010년)의 나트륨 충분섭취량(1,500㎎)의 무려 185%를 섭취하게 된다.
그러면 라면을 먹으면서 나트륨을 적게 먹을 방법은 없을까?
라면 섭취에 따른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국물을 남기는 게 효과적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수원대·배화여대·서울여대·국민대·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공동연구팀은 20일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에 발표한 '일부 대학생들의 라면 섭취 관련 식사행동과 국물 섭취 실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10년 9~12월 서울, 경기지역 4개 대학 재학생 347명(남자 146명, 여자 201명)이 평소 라면을 먹는 식사행동을 설문조사하고, 이들에게 인스턴트 라면 1개 분량(평균 나트륨 함량 2,333㎎)을 제공하면서 섭취 전과 후의 남은 국물량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 연구대상자들이 남긴 라면 국물량을 측정해 실제 섭취한 국물량을 계산해보니, 남생은 평균 144.3㎖를, 여학생은 평균 85.1㎖를 각각 섭취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유의미하게 국물을 많이 먹었다.
연구팀은 이어 연구대상자들이 먹은 것과 같은 라면 샘플을 구해 나트륨 함량을 측정했다. 측정결과, 국물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148㎎으로 1인분당 라면 전체 나트륨 함량(2,333㎎)의 49%를 차지했고, 51%의 나트륨은 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조리하기 전 라면의 경우 전체 나트륨의 80%는 수프에, 20%는 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조리 후에 면의 나트륨 함량이 높아진 것은 라면을 조리하려고 면을 물에 넣어 불리는 과정에서 수프의 나트륨이 면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은 "따라서 라면을 먹을 때 건더기만 먹고 국물을 남기는 것은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대상자들은 평상시 라면을 먹는 주된 이유로 ▲ 간편해서(55.6%) ▲ 맛이 좋아서(27.4%) ▲ 가격이 저렴해서(10.7%) ▲ 기타(8.6%) 등을 꼽았다. 라면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는 ▲ 맛(71.8%) ▲ 편의(14.1%) ▲ 가격(7.2%) ▲ 영양(1.4%) ▲ 기타(2%) 등을 들어 영양을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
라면의 평균 섭취 빈도는 주 2회(남자 주 2.2회, 여자 주 1.9회)였다. 거주형태별로는 기숙사 거주 대학생의 라면 섭취 비율이 주 3.5회로 가장 높았고, 하숙(주 3.1회), 자취(주 2.2회), 자택(주 1.9회), 친척집 거주(주 1.5회), 기타(주 1.3회)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