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펀드는 설립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창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과 은행 매각을 담당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이사관이기 때문이다. 변 대표는 ‘외국자본에 대항하는 토종 펀드’를 목표로 운용사 이름도 ‘장보고’에서 가져왔다.
보고펀드는 최근 변화를 맞이했다. 그동안 보고펀드는 이재우(전 리먼 브라더스 한국대표), 신재하(전 모건스탠리 한국지사 기업금융부문 대표), 박병무(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4인체제로 PE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이철민 상무, 안성욱 상무를 부대표로 승진시켜 6인 체제로 개편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보고펀드가 일부 투자 실수를 만회하고 중견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합병) 부문을 특화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의 경력은 MBK가 설립된 2005년부터 빛을 발했다. 설립 당시 MBK는 우리캐피탈(옛 한미캐피탈),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대만), 루예제약(중국), HK저축은행, 야요이(일본), C&M, 갈라TV 등을 인수했다. 이 중 우리캐피탈,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 루예제약 등은 투자 회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웅진코웨이, 고메다(일본), 네파, ING생명보험에 연달아 투자하며 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MBK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그 결과 MBK는 지난해 세계적인 사모펀드 전문잡지인 ‘PEI’가 선정한 아시아 탑4(운용자산 기준)에 꼽혔다.
한 대표도 자신의 이름을 따 운용사를 창업했다. 그는 하버드대 MBA를 졸업한 뒤 모건스탠리PE 한국 대표와 아시아 총괄 CIO(최고투자책임자)를 지냈다.
한앤컴퍼니는 대한시멘트, 쌍용양회, 유진그룹이 갖고 있던 광양 시멘트 공장 등 시멘트 업체에 투자를 집중했다. 이는 한 대표가 모건스탠리PE 시절 중국 시멘트 업체에 투자해 4배의 차익을 거둔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웅진식품, NHN서치마케팅, 한진해운 벌크전용선 사업 지분을 인수하는 등 뚜렷한 투자 성향을 보이며 PE업계에서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황윤주 기자 h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