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시장 후끈]세종發 ‘청약미달’ 먹구름… 전국 분양 열기에 찬물

입력 2014-05-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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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에 침체 우려… 작년 말보다 집값 0.13% 하락

최근 지방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춤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청약불패’를 기록하던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에 정부청사가 이전했지만 공무원들이 이사를 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었다는 비관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지방 입주물량도 4만 가구나 증가해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그러나 광역시 및 거점도시를 기준으로 국지적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분양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공급과잉 외에도 각종 안전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신축 공사현장에서도 안전점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 신축 아파트 공사장 인근 가림막에 안전점검으로 인한 공사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청약불패’ 세종시 열기 주춤 = 최근까지 ‘청약불패’ 행진을 이어가던 세종시 아파트 시장의 열기가 주춤해졌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0.13%, 전셋값은 1.59% 각각 떨어졌다.

2013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지난 4월 ‘한양수자인’과 5월 ‘중흥S클래스 리버뷰 2차’ 등은 청약 미달 사태까지 발생했다.

세종시 부동산 열풍이 식고 있는 것은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즉, 세종시로 이주하는 공무원 숫자보다 아파트 공급량이 많았다는 뜻이다.

또한 청사 이전으로 세종시에서 근무하게 된 공무원 중 이곳으로 전입해 오는 공무원도 많지 않다.

아직 이곳이 세종특별자치시로서의 모습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교육, 생활편의시설(쇼핑몰, 병원, 대형마트 등)이 부족한 탓이 크다는 뜻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세종시에서 지난 3년간 이어졌던 매매가와 전셋값 급등현상은 이제 한계에 다달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지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백화점이 들어오기로 한 부지 인근 2-2새롬동 구역을 중심으로 대형건설사들의 분양이 다음달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세월호 침몰 등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부각되다 보니 각 업체가 분양을 9월로 미뤄 분양시장의 열기가 수그러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종시 소재 아파트 최초 분양 시 각종 혜택을 받았던 공무원들이 이제는 분양시장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특혜까지 주면서 주거 정착화를 시도했지만 정작 현재 공무원들은 통근을 선호, 집을 팔고 나가는 경우가 빈번해 도시 조성에도 문제가 있다. 현재 세종시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인근 대전, 공주 등 충청권 출신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분양시장 악재 ‘공급과잉’ 계속될 듯 = 최근 대형 브랜드 건설사들이 지방 중소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방 사업에 관심이 덜했던 이른바 ‘1군’ 건설사들이 최근 대구, 부산, 광주 등을 중심으로 지방 청약 열기가 뜨겁자 지방으로 눈을 돌려 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작년 5대 대형 건설사가 지방에 분양한 단지는 1만1000가구에 달했다. 게다가 올해 지방 입주물량도 4만 가구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분양 완판’이라는 명성보다는 ‘미분양’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이 호황이던 시절, 대규모 공급과잉은 미분양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 측은 “오는 8월 대우건설과 현대엠코 등 총 4000여 가구가 분양되는데 지금 추세로는 분양 성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이 원활한 일부 혁신도시 및 거점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부동산중개업자들은 하반기 분양시장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양극화 심화·국지적 상승세 계속 = 지방부동산 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지적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던 경기도 김포·평택, 인천 송도와 충남 당진 등지는 최근 분양 경기가 양호해졌다.

하지만 이때를 노린 건설사들의 물량 공세에 또다시 미분양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양극화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포와 평택 등이 호전세를 보일 때 이 틈을 타 건설사들이 대규모 분양을 예정하고 있어 미분양이 다시 쌓일 것으로 보인다. 평택의 경우 5월 이후 신규 분양 물량만 1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모집에 들어간 ‘김해 이진 캐스빌’은 967가구 모집 중 194가구가 3순위까지 청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대구·부산·혁신도시 등 투기 수요가 가세하고 있는 지역이나 신도시처럼 실수요층이 탄탄한 곳을 제외하고는 공급 물량이 늘면서 미분양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며 “청약 대상 지역의 개발 호재나 공급물량·분양가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청약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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