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754명 시국선언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각 계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문인 754명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고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한국작가회의 소속 소설가 황석영, 현기영, 문학평론가 황현산, 시인 천양희 등 문인들은 2일 오후 서울 서교동 인문까페 창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인 754명이 서명한 '우리는 이런 권력에 국가개조를 맡기지 않았다'라는 제하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문인들은 시국선언문에서 "국민의 생명이 위기에 처한 가장 급박한 순간조차도 정권은 생명보다 자본의 이윤을 고려했고, 안전보다 정권의 유지에 연연했다"며 "수많은 의혹과 추문을 남겨둔 채로 대통령은 사과하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정부가 나서서 알 권리를 막았을 뿐 아니라 유가족들의 항의와 요구를 경찰력을 동원해 진압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돌아서서 통제와 억압을 진두지휘하는 두 얼굴의 정부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문인들은 이어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한지 한달, 우리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례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절실히 깨닫는 중"이라며 "생명과 존엄을 외치는 국민들의 분노를 진압하고 통제하는 권력을 우리는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 참사를 잊지 않고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되찾는 일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문인들은 특히 "인간에 대한 예의를 위해서라면 피 흘리는 걸 두려워하지 않겠다. 현 정부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명령한다"며 6개 조항을 발표했다.
6개 조항에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유가족과 사회 구성원의 힘으로 밝히는 데 협조할 것, 생명을 죽이는 모든 정책과 제도를 해체할 것, 공공재와 공유지를 정부가 나서서 보호할 것, 정치 권력과 관료 사회에 누적된 부정과 부패와 거짓을 낱낱이 단죄할 것, 거리와 광장에서 경찰을 모두 철수시킬 것, 그리고 이 명령을 지체없이 따를 것 등의 포함되어 있다.
이번 선언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원로를 포함해 공지영 김연수 은희경 하성란 등 주요 작가들이 참여했다.
문인 754명 시국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