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 '좁은문'] 경단녀의 절규

입력 2014-06-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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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해도 저임금·근무 환경 열악…‘여성 일자리 창출 정책’은 속빈 강정

▲결혼과 임신, 출산이란 자연스런 인생의 흐름을 거친 여성들이 ‘경력단절’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여성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모성권 보호를 제도화하고 있지만 막상 실효성은 미미하다. 어렵사리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들도 낮은 임금·비정규직 등 ‘나쁜 일자리’에 머물러 있다. “취업시장에서 최고의 스펙은 남성”이란 말은 우스갯소리가 아닌 현실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서울 광진구 여성능력개발원에서 열린 서울여성 일자리박람회에서 한 여성 구직자가 스마트폰으로 채용 정보를 기록하고 있다. 이투데DB
정부와 기업이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진 애를 쓰는 듯 비치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이 느끼는 체감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특히, 취업 경험이 있는 기혼여성의 경우 어떻게든 일자리를 잡고 싶은데도 이런 행운을 누리는 건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설령, 재취업이란 지난한 작업에 성공하더라도 저임금이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일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지난 3월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제출받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의 문제점’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여성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비율은 2003년 14.4%에서 지난해 36.9%로 오히려 치솟았다. 또 사회보험 가입률은 19%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시간당 임금도 남성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7%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을 준비하는 기혼여성들은 잇따른 구직 실패와 육아 스트레스, 그리고 남성과 다른 불평등한 대우 등으로 인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례로 취업을 준비하는 기혼여성 K씨는 “면접 때마다 번번이 주부라는 이유로 고배를 마시기 일쑤다. 또 어떤 회사는 ‘여자들은 육아 문제로 장기적으로 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거절한 적도 있다”면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여성 일자리 창출에만 급급해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확보와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기혼여성과 워킹맘 등 여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이 최근 발표한 ‘경력단절여성의 노동시장 참여형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경력단절여성은 195만5000명으로 전체 기혼여성(971만3000명)의 20.1%를 차지했다. 이는 2년 전인 2011년의 190만명보다 2.9% 증가한 수치다.

경력단절여성의 근무 형태는 1년 미만 임시계약직이 52.3%를 차지한 반면 정규직은 25.2%에 불과했다. 또 1년 이상 상용계약직은 22.5%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경력단절여성의 임금 수준은 월 평균 92만원으로 이들의 희망급여 122만원보다 30만원 적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의 사업은 여성가족부와 공동으로 수행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사업 이외에는 전무한 실정으로 취업성공 패키지 사업 대상에 경력단절여성을 포함하는 등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정책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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