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 판 중소 IT업체… “바람 앞 등불”

입력 2006-07-1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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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K '최종부도'...팬택 레인콤도 어려워

꾸준히 한 우물을 판 중소 IT업체들이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 VK, MP3업체 레인콤, 디지털TV제조업체 디지탈디바이스 등이 해당된다.

이같은 중소업체의 위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자금 조달'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 수많은 기업이 코스닥 및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려는 가장 큰 이유가 '원활한 자금조달'에 있음을 감안하면 너무나 역설적인 상황.

특히 한 분야에서 독자적 기술력을 가진 중소 IT업체마저 휘청거릴 만큼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려 있다.

◆VK·팬앤큐..휴대폰업체 "아휴~" = 중소 휴대폰업체 중 유일한 생존자였던 VK마저 지난 7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VK는 지난 2004년 휴대폰업체 칼바람 속에서도 살아남아 2004년 매출 3800억원, 순이익 115억원을 기록했고 2005년 3월에는 3억달러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VK는 올 3월 SK텔레콤에게 100억원을 빌렸고, 지난달 초 14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살길 마련에 분주했으나 결국 18억원을 막지 못하고 쓰러지게 됐다. 6월말 2차례 부도위기 이후 지난 7일 기업은행으로 돌아온 어음 18억원이 10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했다. VK는 12일부터 21일까지 정리매매를 거쳐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2001년 설립된 팬택앤큐리텔은 팬택에서 큐리텔을, 또 2005년 5월 SK텔레텍을 인수하는 등 여러 번의 인수합병으로 현 위치에 올랐다. 그러나 2001년을 정점으로 매출증가 속 지속적인 이익감소를 보이다 지난해에 결국 적자로 전환했다. 2005년 1283억원 순손실.

팬택앤큐리텔은 매출채권 비중이 높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SK와 보유한 팬택지분 교환을 추진했으나 최근 주식시장 하락에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자금조달을 위해 모회사인 팬택에 169억원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나 현재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아이리버'….'아이힘들어'= '아이리버'로 MP3시장을 휩쓸던 레인콤은 애플의 '김빼기' 전략에 기력이 쇠했다. 공교롭게도 레인콤이 신제품을 출시하면 애플이 덩달아 내놓으며 레인콤의 신제품 효과를 물타기했던 것.

내부적으로는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 유통, 판매채널에 소홀했던 점이 치명적 실수였다.

노효종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조업체로서의 브랜드 경쟁력이 충분했으나 급속한 매출증가 등으로 몸집이 커지면서 판매와 유통조직의 통제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레인콤을 커버하는 다수 증권사들도 올해 초 이후 레인콤에 대한 분석리포트마저 중단한 상태.

현재 레인콤은 MP3전문업체에서 휴대인터넷 단말기, 멀티미디어기기(PMP) 등으로 진출분야를 넓히는 한편 유통, 판매로 인한 홍역을 톡톡히 치른 만큼 최근 MS(마이크로소프트)사에게 판매와 유통을 맡겨 제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탈디바이스..10년 이어온 경영권 매각= 디지탈디바이스를 창업해 10년간 디지털TV사업에만 전념하던 이상훈 사장이 지난 4일 경영권과 지분 70만주(7.29%)를 매각했다.

지난해 매출 604억원, 순이익 28억원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고 올 1분기에는 6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한 상태.

이미 우성넥스티어와 덱트론의 수장이 바뀐 데 이어 중소 디지털TV업체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상훈 사장이 표면적으로 밝힌 경영권 매각 이유는 자금조달 및 재무회계 전문가의 필요성 때문. 경영권을 넘겨받은 쪽은 장성수 M&A컨설팅회사 대표로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이 전 사장은 남미 등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인해 10년간 지속한 창업회사를 후배 손에 넘겨준 것이다.

경영권 매각을 공시한 지난 4일 이후 사흘간 디지탈디바이스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단순한 디지털TV 시장 수요확대보다는 경영권을 가져간 M&A컨설팅 전문가 장성수 사장이 '뭔가 일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탈디바이스의 경우 대주주의 지분(121만주,12.62%)이 워낙 낮아 지속적으로 M&A 가능성이 제기됐었다"라며 "현재 M&A전문가가 경영권을 인수한 만큼 재매각 등의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편 6일 현재 디지탈디바이스의 장성수 사장과 이상훈 전 사장 등 모든 내부관계자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여서 이같은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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