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한국개발연구원) 김영일 연구위원은 25일 ‘가계부채의 위험에 대한 이해와 위험관리체계의 설계방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가계부채가 가계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치에 도달했으며 저축여력을 제약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서장잠재력을 약화시킨다는 논의가 제기된다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가계의 소득과 순자산을 분석해 현 상황에서 상당수 부채를 보유한 기준으로 한 상황여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부채가구의 순자산 여력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규제가 주효했다고도 봤다.
다만 그는 “상환능력이 양호한 부채가구라 하더라도 가계부문의 자산이 유동성이 지극히 낮은 부동산에 편중돼 있고 짧은 만기의 일시상환대출 비중이 큰 특이성으로 유동성위험에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특징이 주요 선진국의 경우와 크게 대비된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김 연구위원은 2014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일시상환대출이 적지 않다는 점을 언급했다. 부동산담보 일시상환대출 만기시점에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발생시키거나 주택하격이 하락할 경우 부채축소압력이 커지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 사이클’이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김 연구위원은 전체적인 가계부채의 상환여력은 충분하지만 저소득가구의 부채비율과 부채상환비율, 연체율이 비교적 크다는 점을 주목했다. ‘한계부채가구’라 할 수 있는 이들 가구의 규모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적 안정성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가계부챙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가운데 주택가격 하락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방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단기·일시 상환대출 중심의 대출구조를 중·장기 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김 연구위원은 “취약계층 금융지원의 명분으로 인위적으로 대출문턱을 낮춰 대출을 장려하기보다는 사회안전망의 영역과 금융시장의 신용자원 배분기능을 구분해 각각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내수기반 확충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가계부채에 대한 막연한 우려보다는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상황별로 적합한 대응 방안을 수행해야 한다며 “‘꼬리위험’ 관리의 측면에서 가계부채 부실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마련해 운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