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가 7월2일부터 시행될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앞두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제약회사가 병원이나 의사에게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제공하는 뒷돈인 리베이트 영업을 하다가 2번 적발되면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영구 취소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해에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내는 약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수준의 강력한 제재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우선 리베이트 투아웃제 대응의 일환으로 ‘자율준수규정(CP)’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단 공정거래에 대한 내부규율 강화로 리베이트 영업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CP는 자체 감사 팀을 구성해 CP규정 이행실적을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우수직원에게는 포상을, 위반 직원에게는 자체 징계조치 하는 프로그램이다. 2014년 3월 현재 CP를 도입, 운영하고 있는 제약사는 무려 46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CP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곳은 한미약품, 대웅제약, 한독, 코오롱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한미약품의 CP는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으로부터 ‘BBB 등급 인증’을 받았다. BBB는 비교적 균형있게 CP 체계를 갖췄고 운용 성과도 양호한 기업에게 부여하는 등급이다. 등급 유효기간은 2년으로 현재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 하나 뿐이다. 앞서 일성신약이 2008년 B등급을 받았고, 제일기린약품(현 쿄와하코기린)·안국약품이 2009년 ‘BBB’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대웅제약, 한독 등도 역시 리베이트를 감시하는 전담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자체적인 리베이트 근절에 나섰다. 특히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내부적으로 CP를 위반한 직원이 있으면 인사상 제제를 가하고 이를 공시하는 제도까지 도입했다.
제약사들의 발빠른 CP도입에 대해 업계는 그만큼 리베이트 억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혹시라도 발생할 리베이트 적발에 대비해 일종의 ‘정상참작’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대형 제약사들은 이와함께 오리지널 신약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역점을 두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처음부터 리베이트 영업을 할 개연성을 없애버리기 위해서다. 리베이트가 제네릭을 중심으로 소형 병원 상대의 영업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다만 제네릭 약품 몇개로 버티고 있는 중소제약사들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사실 리베이트로 근근히 매출 유지하고 버티는데, 리베이트 안하면 망하는 게 사실”이라며 “조만간 시장조정이 크게 한번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