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6일 적극적으로 일을 처리하다 발생한 결과에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직무 감찰 등에 의해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적극행정 면책'의 근거를 소관 법률에 명시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감사원법'과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등 2개 소관법률에 대해 이러한 방향으로 개정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지난 2009년 창의적 공직문화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적극적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잘못에 대해 책임을 면제하는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감사원 훈령으로 이미 도입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업무대상자와 대상업무 사이에 사적 이해관계가 없고, 충분한 사전검토 및 필요절차 등을 거친 경우 면책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는 등 적극행정에 대한 면책요건 충족 여부의 판단을 쉽고 명확하게 한 '적극행정면책 등 감사소명제도 운영규정'도 훈령으로 만들어 시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이 감사원 내부 규정이다보니 일선 공무원들이 이를 잘 알지 못해 적극 행정을 꺼린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안건으로 올라온 행정기본법 개정안에 규제개혁 업무를 적극적으로 한 공무원에 대한 감사면제 조항이 감사원의 제동으로 삭제된 것에 대해 재검토를 주문하기도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일선에서 '의욕적으로 하려다 내가 피해를 입지 않을까'하고 주저하게 된다면 우리가 노력해도 하나도 소용없다. 감사원이 조금 혁명적인 과감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공무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적극행정 면책 근거를 소관 법률에 마련키로 한 것은 박 대통령의 주문에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감사원 측은 "규제분야뿐 아니라 공직자의 적극적인 업무처리를 권장할 필요가 있는 다른 행정분야에도 확대 적용하도록 하고 감사원 내부 규정으로 운용하던 면책제도를 법적 근거가 있는 규정으로 격상해 감사대상자가 명확하게 근거를 인지하고 적용을 요구하는 등 적극행정 면책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체계상 감사원 및 자체감사기구의 감사제도와 운영에 관한 내용은 '감사원법' 및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률 개정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개정으로 공직자들이 더욱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공직 풍토가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