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명동이나 강남에서 돈을 벌려면‘요우커(遊客)’를 잡아야 한다는 말이 상식이 되어버렸다. 여의도 증권가 역시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Buy 코리아’에 나서왔던 중국 자금이 이제 한국 증시의 최대 외국인 매수세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돈이 되는 종목을 알기 위해서는 중국계 자금이 어떤 곳으로 흘러들어가는지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한국 내수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중국이 한국 자본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차이나 ‘빅 머니’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 美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올 들어서만 2조 가까이 유입
17일 금융감독원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7월까지 국내 증시로 유입된 중국계 자금은 1조8850억원 가량이다.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6조3740억원) 중 29.6%의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다. 상반기 누적으로만 보면 미국(2조414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누적금액은 이미 10조원을 넘어섰다.
선진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입 규모를 늘리고 있는 중국계 자금은 한국 증시에서의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중국계 자금의 유입이 둔화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바이 코리아’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부펀드의 성장성과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확대 기조때문이다. 중국 자본의 해외 투자채널은 크게 국부펀드와 사회보장기금, QDII(국내적격기관투자자)로 볼 수 있는데 중국 국부 펀드의 경우 글로벌 국부펀드 시장에서 가장 발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국부펀드 10위 안에 CIC(4위, 6527억 달러), SAFE(5위, 5679억 달러), 사회보장기금(9위, 2016억 달러) 등 세 개의 중국 국부펀드가 포함돼 있는 것.
여기에 향후 10년간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돼 있는 사회보장기금의 해외 투자확대와 중국 신흥시장 투자 비중확대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최근 한국시장 매수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 채널의 정체는 사회보장기금과 국부펀드의 해외투자확대 전략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거대운용 자금의 돌파구는 적극적인 해외 투자확대와 다양한 투자상품으로의 확장에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 담았나 봤더니…대형주·중국 소비株 관심
전문가들은 중국계 자금의‘바이 코리아’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중국계 자금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구체적으로 확인을 할 수는 없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계 자금의 한국 증시 매수는 신흥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자산배분전략이 우선 고려된다는 점에서 IT, 자동차, 금융주 등의 대형주를 담는 쪽과 차이나소비주를 매력적으로 보는 쪽이 병행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차이나소비주 중에서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성장형 소비기업과 더불어 중국인의 한국방문 증가에 의해 향후 3~5년 안에 성장이 예상되는 인바운드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정숙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중국인들에게는 국내 기업 중 중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중국 모멘텀 수혜주'에 관심 모아지고 있다고 추측된다”며 “앞으로 주국 자금 유입현상에 따라 이러한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