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13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기업 가운데 법인세법 51조2항에 따라 배당금액 소득공제를 받은 기업들의 현황을 공개했다.
이 중에서도 15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호주 투기자본 맥쿼리 등 법인세를 전혀 안 낸 기업이 532개(공제액 2조2246억원)였고, 나머지 기업들도 대부분 과세표준 1억원 이하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 규모별로 보면, 100억원 이상 이익을 낸 기업이 85개로 전체 기업수의 15%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공제액은 2조102억원이나 돼 전체의 82%를 차지했다. 수천억 원의 순이익을 낸 대기업도 5개 이상 포함됐다.
법인세법 51조2항은 IMF사태 직후 금융기관의 부실 자산을 조속히 처리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맥쿼리가 이 조항을 이용해 2006년부터 법인세를 전액 감면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돼왔다.
특히 도입 이후 소득공제 대상 법인이 재계 요구 등에 따라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회사, 선박투자회사, 문화산업전문회사 등으로 점차 확대돼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06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조세특례제한법상 3년 동안 적용되는 해외자원개발투자 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 면제조항을 법인세법으로 이관해 항구적인 면세제도로 바꿔달라”고 요구하자, 법인세법 51조2항을 개정해 해외자원개발투자회사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킨 게 대표적 사례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선 이 조항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2012년 맥쿼리와 같은 외국 투기자본의 악용을 막고 중소기업에만 적용되도록 법 조항 개정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 의원 측은 “IMF 때 한시적으로 만들어진 법이 지금까지 남아 법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세금 감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문제점을 보다 면밀히 따져 법 개정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