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은 15일 삼성 사장단 회의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은 우리 사회구조의 일부가 됐다”면서 “산업적 생산을 넘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삼성의 공적인 역할이다. 경제·산업 분야뿐 아니라 사회·문화·예술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삼성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문열은 이날 강연에서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 이론을 한국 사회에 적용해 분석했다. 그는 “대기업은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구조이면서 동시에 진지의 역할도 해야 한다”면서 “문화적 헤게모니로서 삼성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의 중간계급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식인 계층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조화를 이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문열은 또 삼성 입사지원자를 대상으로 치러지는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역사 문제를 다룬 점에 대해서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강연에서 역사 문제 관련) 말을 못하고 나왔다”며 “역사를 다루는 것 자체보다 어떤 대답을 요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문열은 이날 ‘작가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현실과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10여년 전 삼성의 호암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호암상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 제일주의와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고 학술·예술,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