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이맘때, 봄이면 보았던 풍경이 떠오른다. 오종종 오종종 몰려다니는 병아리떼가 그것이다. 노란 병아리들, 병아리들을 가리개를 열고 풀어놓으면 삐악거리며 흩어져서 모이들을 찾아 나서는데, 그 모습들을 한번 잘 살펴볼 일이다. 절대 여러 마리가 한곳으로 가지 않는 것이다. 제각각 사방으로 흩어져서 모이를 찾는다. 한곳에서 모이를 두고 서로 다투지 않는
1986년 12월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중요한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베트남 6차 공산당 전당대회가 열린 것이다. 3일간의 토론과 회의 끝에 서기장 쯔엉찐은 대변화를 선언했다. 사회주의 경제의 시장경제로의 전환, ‘도이머이’의 채택이었다.
그러나 도이머이는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었다.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이 1969년 사망하자 레주언이 서기
요즘 들어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코픽스(COFIX)다. Cost of Fund Index의 줄임말로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이다. 은행연합회가 매달 15일 발표한다. 사실 이 단어를 주목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중요한 단어다. 1월 15일 발표한 COFIX는 1.99%이다. 2018년 1월 15일은 1.70%이었다. 1년 사이 꽤 많이 올랐다. 그 사이
세밑에 친구로부터 ‘장무상망(長毋相忘)’이란 메시지를 받았다. 추사(秋史)의 세한도엔 낙관이 세 개나 찍혀 있다. 그림 오른쪽 위에 이름 ‘정희(正喜)’가, 왼쪽 아래에 ‘완당(阮堂)’이란 호가 찍혀 있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에 ‘長无相忘’이란 낙관 하나가 더 있다. 長毋相忘,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라는 뜻이다. ‘서로’란 누구? 추사와 역관 이상적(
소설 ‘삼국지연의’는 인물도 인물이지만 전략전술의 엑스포 전시장이라 할 만하다. 미인계(美人計)는 축에도 들지 못한다. 첩자를 속여 역이용하는 반간계(反間計), 자신의 고통을 무기로 속임수를 쓰는 고육계(苦肉計), 항복을 위장하는 사항계(詐降計)가 있고, 성을 무방비로 방치하여 공격을 모면하는 공성계(空城計)도 있다. 그러나 계략의 압권은 연환계(連環計)가
11월 11일, 이날은 ‘빼빼로 데이’로 불린다. 연필처럼 길쭉한 초콜릿을 연인들끼리 서로 선물하는 날로 상업적 데이 마케팅(day-marketing)의 원조다.
빼빼로 데이는 1990년대 부산의 어느 여고에서 시작됐다. 여학생들이 서로 ‘살 좀 빼라’고 놀리며 빼빼로를 나눠 주자 지역에서 소비가 급증했고 이를 눈여겨본 제과회사가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이 엄청 늘었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많은 외국인이 우리말을 배우고 있다. 국내에 와 있는 외국 유학생이 2016년 14만 명을 넘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올해 3월 기준 118만 명. 불법체류자를 포함하면 150만 명을 넘는단다. 모두 한글 익히기에 열심일 것이다.
해외에서도 한글 열풍이 대단하다. 중국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를 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중국의 춘추시대 정(鄭)나라에 자산(子産)이라는 재상(宰相)이 있었다. 어느 해 겨울 자산은 여느 날과 같이 출근을 위해 수레를 타고 개울을 건너려고 했다. 그때 한 아낙이 옷을 걷고 살얼음이 언 차가운 강물을 건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란 자산은 그 아낙을 자신의 수레에 태워 건네줬다. 건너
작은 의약소재 기업의 사장이 연구원 두 사람에게 신제품 개발을 지시했다.
이 회사의 신제품 개발은 화학방정식 개발이다. 결과적으로 한 연구원은 5개의 방정식을 개발하였고 다른 연구원은 30개를 넘겼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 내, 두 연구원의 차이는 어디에서 온 걸까. 그것은 화학 지식의 차이가 아니라 창의성의 차이라고 회사 사장은 말했다.
그동
대단한 더위다. 폭염(暴炎)으로 수은주가 나날이 신기록을 쓰고 있다. 공식 기록으로 40도를 넘었고 매일 밤이 25도를 넘는 열대야다. 1일 기준 이 더위로 국내에서 30명이 사망했고 2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더위는 앞으로 최소 10일 이상 계속될 것이란 예보다. 이 정도면 자연재해(自然災害)다. 정부가 폭염을 재해로 인정하
축구의 계절이다. 러시아 월드컵이 조별 리그전을 마치고 8강전 경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16강에 들지 못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최강 독일에 완승하여 아쉬움을 달랬다.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두 사람, 메시와 호날두가 속한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도 8강에 들지 못했다. 대신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하고 있다. 장강의 앞강물은 뒷강물에 밀려
통계는 하나의 예술이다. 예술적 암시이다.
대한제국 말의 유명한 화가 허소치(許小癡)가 어느 날 고종 앞에 불려갔다. 고종은 그를 골탕 먹이려고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춘화도 한 장 그릴 것을 명하였다. 얼마 후 소치가 그려 바친 것은, 깊은 산 속 외딴 집 섬돌 위에 놓인 남녀 신발 한 쌍이었다. 산중의 환한 대낮, 닫힌 방안에서 두 남녀의 진진한 일
인터넷이 활성화하기 전 주식시장 정보의 주요 통로는 경제신문이었다. 신문마다 주식 시세를 비롯하여 시장 정보를 가득 실었다. 당연히 경제신문은 주식투자자에게 필독으로 통했다. 경제신문들은 주식시장 하락기가 되면 골머리를 앓았다. 판매 부수가 급감한 탓이다. 투자자들이 신문을, 뉴스를 멀리한 것이다. 하락기에는 하락에 관한 기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가 큰 고비를 넘기고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노조가 전 조합원의 의사를 묻기로 하였고 60%가 넘는 조합원들이 매각 작업에 찬성한 이후의 일이다. 그런데 최근의 기업구조조정 작업은 왜 이리 힘들까.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해 주는 수로(水路)다. 영국에서 인도로 항해할 경우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노선 2만4500Km에 비해 1만50
스포츠만큼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이 있을까.
우리는 소설과 영화 등에 감동한다. 하지만 그 감동에 이르기까지 발단과 전개라는 과정을 지나와야 한다. 그러나 스포츠는 다르다. 그 자체가 클라이맥스다. 따라서 감동도 생생하고 극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직관’을 못 한다면 ‘본방사수’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랬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세간에 화제다. 당대의 논객들이 이를 화두 삼아 지면과 화면을 채우고 있다. 사회에 주는 영향의 선악(善惡)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신기술은 이윽고 다른 기술에 제압당하기도 하지만 우리 삶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나아가 세계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
등자(鐙子)라는 도구가 있다. 말 안장에 매달아 발을 걸어 말에 쉽게 올라타고 또
소치 동계올림픽이 시작됐다. 김연아 선수의 연기에 대한 해설에 이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저 기술은 고득점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서양: 나비죠? 그렇군요. 마치 꽃잎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비의 날갯짓이 느껴지네요. 한국: 저 점프는 난이도가 높죠. 가산점을 받을 것입니다. 서양: 저 점프! 날개로 날아오릅니다. 천사입니까? 오늘 그녀는 하늘에서 내려와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김연아 선수의 연기에 대한 해설에 이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저 기술은 고득점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서양: 나비죠? 그렇군요. 마치 꽃잎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비의 날갯짓이 느껴지네요. 한국: 저 점프는 난이도가 높죠. 가산점을 받을 것입니다. 서양: 저 점프! 날개로 날아오릅니다. 천사입니까? 오늘 그녀는
중산층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소위 ‘시민계급’의 역사, 곧 중산층의 역사라 할 것이다. 권력이 왕과 귀족의 독점에서 시민계급으로의 이행 과정인 것이다. 타협으로 장기간에 걸쳐 권력을 배분한 것이 영국의 명예혁명이었고, 폭력적 힘으로 권력을 쟁탈한 것이 프랑스 혁명과 미국의 독립전쟁이었다.
그래서 튼튼한 중산층은 건강한 민주주의를 보장
절함이란 난간(檻)을 부러뜨린다는 뜻이다. 그 유래는 이렇다. 중국 전한(前漢) 성제(成帝)때 정승 장우(張禹)는 황제의 어린 시절 스승이었던 인연으로 지나친 위세를 부렸다. 이에 관리 주운(朱雲)이 백관 앞에서 그를 탄핵했다. 황제는 화가 치밀어 소리쳤다. “하급 관리가 정승을 비방하고 왕의 사부를 모욕해? 당장 끌어내라!” 무관들이 주운을 끌어내려고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