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가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3년내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1055.2원으로 전분기 말(1011.8원) 대비 43.4원 상승했다. 이는 원화의 가치가 달러와 비교해 4.1% 절하됐다는 뜻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던 2011년 3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9.4% 상승한 이후 12분기 만에 최대폭으로 절하됐다.
다른 G20 국가 통화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원화는 20개국 중 6번째로 절하폭이 낮았다. 위안화(1.1%)를 제외하고 G20의 모든 통화가 미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월단위로 환율 추이를 보면 7월에는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가치가 전분기에 비해 1.6% 절하됐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인 1008.5원(7.3일)까지 떨어졌으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 등으로 상승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8월 7일에는 1037.6원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한은이 8월 14일 금리인하를 결정한 후에는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 약화, 견고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세 지속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 8월에는 원화가 달러화와 비교해 전분기비 1.4% 절상됐다.
9월에는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 3.9% 절하됐다. 미국 경기회복 및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 재부각 등에 따라 글로벌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데다, 엔화 약세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반등해 9월 말에는 1055.2원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전일비 변동률 기준으로 0.29%로 집계,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그러나 G20 국가들의 통화 변동성 평균인 0.30%보다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간 시장의 외환거래 규모는 올 3분기 외국환중개회사 경유분 기준으로 일평균 197억7000만달러로 전분기(192억3000만달러)에 비해 증가했다. 상품 종류별로는 외환스왑(104억4000만달러), 현물환(78억2000만달러), 통화 스왑 및 옵션 등 기타파생상품(14억9000만달러), 선물환(3000만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는 전분기 101억달러 순매입에서 18억달러 순매도로 전환됐다. 조선·중공업체의 수주가 전분기보다 증가한데다 환율 반등 과정에서 수출기업의 환헤지 물량이 늘어난 것이 주배경이다.
비거주자가 국내 외국환은행과 매매한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전분기의 160억8000만달러 순매도에서 220억9000만달러 순매입으로 바뀌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에 따른 글로벌 미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가 우리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 등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