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철강,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총수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2015년 한국 경제의 주요 특징과 경제전망’을 통해 100엔당 원·엔 환율이 2014년 평균인 990.7원에서 950원으로 하락할 때 우리나라 총수출이 4.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환율이 평균 900원으로 떨어질 경우 총수출이 8.8%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5월 원·엔 환율이 국내 총수출 및 주요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원·엔 환율이 1% 감소하는 경우 총수출은 0.92% 감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품목별로 보면 원·엔 환율 1% 하락 시, 철강 1.31%, 석유화학 1.13%, 기계 0.94%, IT 0.87%, 자동차 0.68%, 가전 0.46% 수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석유화학과 철강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출 감소율을 보이는 것은 동북아 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의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수출 경기의 외적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엔저로 인해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감도 가중되고 있다. 실제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종합경기 전망치를 보면 10월 100.7에서 11월 93.6으로 급락했다. BSI는 기준점인 100 이상이면 경기전망을 밝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인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엔저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이 타격을 입는 동안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의 주가는 크게 오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집권한 2012년 12월말 이후 최근까지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의 반도체, 철강, 자동차, 전기·전자 기업들의 주가와 영업이익이 올랐다.
일본의 대표적 철강기업인 신일본제철 주가는 2012년 말 210엔에서 이달 7일 294엔으로 40.0% 상승했지만 포스코 주가는 2012년 말 34만9000원에서 이달 7일 30만2000원으로 13.5% 하락했다. 도요타의 2014년도 상반기(4∼9월) 영업이익도 1조3519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늘어난 가운데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영업이익은 3조7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