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라는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의 정신으로 지난 1926년 6월 서울 종로에 설립, 올해로 88주년을 맞은 국내 대표 장수기업 중 하나다. 서울 대방동 사옥이 준공된 1962년 11월 한국거래소(옛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개설한 KRX 유가증권시장에 회사 주식을 제약업계 최초로 상장했다.
◇유한양행, 일제강점기 서양 의약품 출시…국내 제약산업 기초 마련 = 유한양행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결핵약과 항생제 등 서양 의약품을 내놓으며 국내 제약산업의 기초를 닦았다. 이어 지금까지 80년 넘게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는 장수 의약품인 진통소염제 ‘안티푸라민’을 1933년 출시, 1936년에는 주식회사로 변경하고 경기 소사에 근대적 제약공장을 건립했다.
1960~70년대에는 고속 성장기를 거치면서 장수 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1982년 세계적 제약회사와 합작으로 유한스미스클라인을 설립했고, 다음해인 1983년에는 한국얀센을 설립했다. 또 1985년 국내 최초로 KGMP(한국우수의약품 제조기준) 적격업체로, 이어 1988년에는 제약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가 KGLP(비임상시험관리기준) 적격시험기관으로 지정됐다.
◇공익법인 ‘유한재단’의 독특한 지배구조…소유와 경영 분리 =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재단법인 유한재단(공익사업)으로 지난 6월 30일 기준 보통주 171만7623주(지분율 15.40%)를 보유하고 있다. 유한재단의 특수관계인이자 유한양행 대표이사를 지낸 연만희 고문이 1만7949주(0.16%)를, 이원녕씨가 1주를 갖고 있다. 또 유한재단과 연 고문이 각각 우선주 100주와 1만433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또 다른 재단인 유한학원(교육사업)이 84만4663주(지난해 말 기준, 7.57%)를, 옛 신한의 신한은행과 국민연금 고유의 신한은행이 각각 97만534주(8.70%), 78만8100주(7.07%)를 보유해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사주조합도 682주(0.01%)를 갖고 있다.
이처럼 유한양행은 공익법인이 대주주인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지난 1971년 유 박사가 타계하면서 소유주식을 공익법인에 기증한 것을 계기로 이러한 지배구조가 탄생하게 됐다.
이러한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유한양행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나갔다. 유 박사는 지난 1969년 당시 주주총회에서 조권순 전무에게 공식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했다. 유 박사에게는 아들이 있었는데 “기업 경영에는 정실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신념에서였다. 이와 같은 원칙은 지금도 유한양행 직원 가운데 유 박사의 친인척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철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실제로 현직 임원들을 살펴보면 유한양행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현 자리까지 올라온 것을 알 수 있다. 김윤섭 현 대표는 지난 1976년 입사해 2012년 유한양행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현재 549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정희·오도환 부사장도 각각 1978년과 1981년 입사해 2012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부사장과 오 부사장은 각각 1007주와 229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서상훈(보유 주식수 2106주)·최재혁(580주)·조욱제(1100주) 전무도 유한양행 출신으로 현 자리까지 승진했으며, 박종현(120주)·남수연(1116주)·사철기(235주)·이영래(24주)·김상철(2000주) 상무 등도 같은 경우다. 이처럼 주요 임원 대부분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소량이지만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 유한화학·유한메디카 100% 출자…유한킴벌리·한국얀센과 7대 3 지분 = 유한양행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유한화학과 유한메디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1980년 설립된 유한화학은 항바이러스 및 항생제 원료물질을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1982년 설립된 유한메디카는 의약품과 건강식품 등의 제조 및 매매를 주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 유한양행은 관계기업인 유유칼믹과 엠지 지분을 각각 40.00%, 36.83%씩 갖고 있다. 또 공동기업인 유한킴벌리와 한국얀센 지분을 각각 30.00%씩 보유하고 있으며, 유한크로락스의 경우 지분 절반과 인도G.T.B.L 지분 26.50%를 갖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과 공동 출자한 유한킴벌리는 헝가리 법인 킴벌리 클락 트래딩사(Kimberly-Clark Trading LLC.)가 나머지 70%를, 한국얀센의 경우 미국 법인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이 합자투자계약에 근거해 나머지 70%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