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치과의사협회가 입법 로비 형태로 새정치민주연합 전현직 의원 13명에게 최고 3000여만원의 후원금을 건넨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중이다. 경찰 역시 현직 여야 의원 4명이 한전 KDN으로부터 1000여만 원씩의 후원금을 받은 혐의를 각각 수사중이다.
입법로비 의혹 수사는 레임덕이 오기 시작한다는 집권 3년차에 진행된 이명박 정권에서의 '청목회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청원경찰들의 친목단체인 청목회는 청원경찰의 처우 개선을 목표로 청원경찰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했고, 검찰은 청목회 간부들이 행전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밝혀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된 수사에서 검찰은 2011년 1월 의원 6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반면 노무현 정권의 경우 2003년 집권과 동시에 사정의 칼날을 빼들었다. 당시 안대희 검사장이 이끌던 대검 중수부는 야당은 물론 여당에까지 강도높은 수사를 벌인 끝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밝혀냈다. 당시 대선자금 수사는 정치권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를 불러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근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하고 있는 '방산비리' 의혹은 1993년 김영삼 정권의 '율곡비리' 사건을 연상시킨다. 문민정부 출범과 동시에 진행된 율곡비리 사정은 군사정권 시절 성역으로 여겨졌던 군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와 수사로 이어졌고, 118건의 비리를 적발해 정부 고위 인사들과 장성급 인사들이 줄줄이 처벌을 받았다.
역대 정권의 사정 칼바람은 항상 좋은 결과를 불러온 것만은 아니었다. 문민정부 시절 율곡사업 비리 수사나 참여정부 때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정권 초반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키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정부때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나 3년차 때 단행된 청목회 입법 로비를 고리로 단행된 검찰 수사는 '표적 사정'으로 불리며 역풍으로 돌변해 정권의 큰 부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