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부화재의 최대주주인 김남호 부장은 누나인 김주원씨로부터 동부화재 주식 45만주를 빌렸다. 이로써 김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주식은 1021만여주에서 1066만여주로 늘어났다. 소유비율은 15.06%다.
앞서 동부그룹 채권단과 동부그룹 측은 김 부장이 가진 동부화재 지분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금융부분의 정점에 있는 동부화재 지분을 구조조정 과정에서 담보로 내놓아야 한다는 채권단과 금융부분을 제조업 부문의 위기로부터 끊어내려는 동부그룹 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동부그룹 지분구조는 동부CNI를 정점으로 하는 제조업과 동부화재를 정점으로 하는 금융부문으로 이뤄져있다. 동부그룹의 한 축의 최정점에 있는 동부화재는 지난해(4월-12월) 별도기준으로 순이익만 3060억 원에 달하는 핵심 계열사다. 또한 동부화재는 동부생명 지분 92.72%, 동부증권 지분 19.92%를 보유해 금융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동부증권은 동부저축은행과 동부자산운용 등도 보유하고 있다.
김 부장이 주식을 빌려 지분을 높인 것은 보유 주식의 전량에 가까운 물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계열사 유동성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도 김 부장은 동부화재 74만여주를 담보로 300억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해 동부CNI를 지원했다. 이에 보유 지분의 대부분이 담보로 잡히자 담보력 보강을 위해 주식을 빌려 지분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김 부장은 동부화재 지분 1066만1520주(15.06%) 중 1021만1520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김준기 회장(6.93%)과 김주원(2.94%) 등을 최대주주 측 지분은 31.33%다.
한편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에 들어가고 김준기 회장이 동부제철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동부그룹 내 제조 분야 축소와 금융 비중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그룹의 캐시카우인 금융계열사만 확보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김 회장은 동부제철 지분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어 동부제철을 추후에 되찾을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