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빅딜’ 배경은…이해관계 충족한 ‘윈윈’ 전략

입력 2014-1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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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17년 만에 2조원 규모의 빅딜을 성사시켰다. 삼성그룹은 방산·석유화학 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규모 딜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그룹 간 이해관계가 충족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한 양사가 서로 다른 사업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이번 빅딜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26일 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을 한화가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삼성 관계사들은 각각 이사회와 경영위원회를 열고,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한화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 및 한화에너지로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매각 금액은 총 1조9000억원 규모로, 삼성테크윈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토탈도 동시에 양도된다. 이번 매각은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현재 선택과 집중으로 그룹의 미래가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대 매출처인 스마트폰 사업 위기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경쟁력이 낮은 사업은 접고, 핵심 사업과 신수종 사업에 그룹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테크윈 인수를 타진한 한화그룹과 삼성그룹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한화그룹은 방위·석유화학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는 ㈜한화는 지난 1974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40년간 우리나라 방위산업을 이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탄약이나 유도무기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한화는 전자화된 미래 무기체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테크윈 인수를 먼저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는 한화케미칼은 현재 한화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주력 계열사다.

한화그룹은 이번 빅딜로 핵심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고, 삼성그룹은 매출 기여도가 작은 방산·석유화학 사업을 접고 신수종 사업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그룹이 석유화학 부문 계열사 중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을 남겨둔 점은 삼성그룹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은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삼성SDI의 2차전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다.

삼성정밀화학은 올해 8월부터 삼성SDI에 2차전지 소재 중 하나인 양극화물질 ‘NCM’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 2차전지 소재 사업이 3년여 만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삼성정밀화학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정밀화학은 삼성전자에 반도체 현상액, 레이저 프린터 토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BP화학은 산업 기초로 쓰이는 초산과 초산비닐 등을 만든다. 초산은 의약품·사무기기 잉크 등에, 초산비닐은 LCD·태양광 소재 등에 쓰인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 간 친분이 빅딜 성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인수건인 만큼 매각 금액부터 지분 정리작업, 고용 승계 등 여러 부분에서 갈등이 있었지만 이 부회장과 김 실장이 막후에서 적극적인 조정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이 달라 서로 경쟁관계에 있지 않은 점도 이번 빅딜 성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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