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연속 무분규 기록이 깨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나선다. 노사는 26일 오후, 울산 본사에서 52차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나섰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의에서 노조는 추가 임금인상안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더 이상 제시할 것이 없다고 맞섰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26일 회의에서 “더 이상의 임금인상안은 제시할 수 없다”며 “회사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정상화돼 이익을 많이 내면 그만큼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27일 오후부터 진행될 부분파업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참여하는 인원 수에 따라 총파업으로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부분파업에 참여하는 직원의 수가 많을 경우 총파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부분파업에 전체 조합원의 88%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전체 조합원 1만8000명 중 울산지역 외 파견자나 특수선 사업부 소속 등을 제외하고 1만6000명이 파업 참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지난 5월 임단협 교섭 첫 테이블에 나선 뒤 모두 52차례의 협상을 가졌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임단협이 해를 넘겨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면 하루 손실 규모만 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파업으로 인한 추가 손실은 치명적이다.
현대중공업은 내년에 금융당국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최근 자산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의 KCC 지분 매각, △현대미포조선은 포스코 지분 매각 △현대중공업의 한전기술 주식 매각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모두 8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재무구조개선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연내 추가 자산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