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으로 ‘무더기 신규 상장’, ‘굼뜬 상장 폐지’ 지적
키 맞추기 위해서는 ‘밸류업’ 핵심
중소·벤처 기업 대표 시장인 코스닥의 20년간 시가총액 증가율이 나스닥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가 9배 상승한 반면,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2배 수준에 그쳤다.
25일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20년간 나스닥 지수의 시총은 약 3조1300억 달러(약 4401조8100억 원)에서 31조900억 달러(약 4경 3700조 원)로 10배가량 늘었다. 코스닥 지수의 시총도 31조1800억 원에서 333조9100억 원으로 약 10.7배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의 지수 상승률은 약 1.82배였지만, 나스닥의 지수 상승률은 약 9.11배에 달했다.
코스피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시총, 지수 상승률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최근 20년간 S&P500의 시총이 약 5배 오르는 동안 지수도 비슷한 증가 폭을 보인 반면, 코스피는 시총이 5배 증가하는 동안 지수는 약 2.9배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시총, 지수 상승률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최근 20년간 S&P500의 시총이 약 5배 오르는 동안 지수도 비슷한 증가 폭을 보인 반면, 코스피는 시총이 5배 증가하는 동안 지수는 약 2.9배 오르는 데 그쳤다.
지수 증가율 차이는 실질적인 수익 차이로 연결되기 때문에 투자 시 수익률이 더 높은 해외 지수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S&P500을 좇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Y 수익률과 코스피 추종 ETF인 KODEX 200의 수익률은 지수의 증가율을 따라갔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복리가 적용되는 걸 고려하면 둘의 수익률 차이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지수 증가율이 시가총액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상장’이 제기된다. 신규 상장 기업이 시가총액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지수 증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닥 시장에는 신규 상장기업으로만 10조 166억 원(스팩(SPAC) 제외, 22일 시가총액 기준)의 시가총액이 추가됐지만, 지수는 오히려 22%가량 하락했다.
상장 기업은 점점 늘어나는데, 수익이 지지부진한 ‘좀비 기업’은 퇴출하지 않아 지수 성장률을 갉아먹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는 스팩 제외 총 64개 기업이 신규 상장된 반면, 14개 기업만이 퇴출당했다.
정지헌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4일 열린 ‘코리아 마켓 콘퍼런스 2024’에서 “좀비기업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자본시장 신뢰성까지 훼손되고 있다”라며 “상장 기업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인지하고 있으며, ‘좀비기업’ 퇴출과 혁신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수 증가율과 시총 증가율의 키를 맞추기 위해서는 ‘밸류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KB자산운용은 주가지수와 시가총액 증가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서 주주환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동시에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배당을 시행해 현금을 소비함으로써 시가총액을 줄이고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밸류업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도 동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근본적인 성장을 이뤄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장기 투자 기대감을 조성할 수 있고 투자자의 매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