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사퇴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정윤회씨와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2003년인가, 2004년 정씨를 마지막으로 만났다”는 이 비서관의 국회 운영위원회에서의 진술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조 전 비서관은 2일자로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 10~11일 이틀에 걸쳐 청와대 공용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모르는 번호여서 받지 않았다”면서 “그 직후 ‘정윤회입니다. 통화를 좀 하고 싶습니다’라는 문자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정윤회씨가 박지만 EG회장을 미행했다’는 시사저널 보도로 정씨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화가 나 있는 상황이었고 순간적으로 고민하다가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4월 11일 퇴근길에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내게 전화를 걸어와 ‘(정윤회씨의) 전화를 좀 받으시죠’라고 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비서관이 정씨와 연락을 취하던 사이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 전 비서관은 “이 비서관에게 ‘좀 생각을 해보고요’라고 답변했으나 정씨와 통화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4월 15일 홍경식 민정수석이 불러 가보니 ‘그동안 열심히 일했다’며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4월 중순 세계일보가 보도한 청와대 내부 감찰 문건 유출에 대한 관리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비서관은 “정씨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과 나의 거취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속단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정씨와 절연한 것처럼 얘기해온 이 비서관이 정씨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보고 ‘도대체 이게 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전 비서관은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문제의 문건의 신빙성을 묻는 질문엔 “6할 이상이라고 본다”며 “나는 워치도그(감시견)다. (첩보가 맞을 가능성이) 6~7할쯤 되면 상부 보고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