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어떤 행보를 보일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침체의 늪에 빠뜨린지 6년이 됐지만 통화정책 정상화는 요원하다. 중앙은행들의 돈을 푸는 기조는 내년에도 변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 영국 영란은행(BOE)이 내년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은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금융위기 전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수준으로 올릴 가능성의 거의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준은 지난 10월 미국 경제회복세가 불확실해 보였을 때도 양적완화를 종료했다. 그러나 연준의 자산규모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평가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자산매입을 확대했다.
내년에도 경제회복은 물론 주가와 채권 금리, 상품 수요, 환율 등 금융시장의 변화가 중앙은행들의 행보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내다봤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달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중앙은행 총재 콘퍼런스에서 “느리고 불안정한 경기회복세에 부양정책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특히 현재 재정정책이 다소 축소되는 상황에서는 그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각국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릴 여력이 별로 없어서 중앙은행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은 지난달 경제에 정부 개입을 꺼리는 공화당이 상ㆍ하원을 장악해 버락 오바마 정부가 돈을 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은 재정적자 감축 규정과 독일의 반대 등으로 역시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 실마리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은 경기침체에 빠진 가운데 아베 신조 총리가 두 번째로 예정됐던 소비세율 인상을 연기했다.
토머스 마이어 전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중앙은행 총재들의 행보를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 장성들에 비유하면서 “중앙은행은 ‘충격과 공포’전략으로 초기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철수 시기에 이르러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