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전체 수입차 판매 중 디젤차 비율은 68.0%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2.0%보다 6%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국내 수입차 판매 선두업체는 주력 모델로 디젤차를 앞세우고 있다. 이들은 아직 국내의 느슨한 환경 규제를 빌미로 디젤차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내에서는 디젤이 휘발유에 비해 세금이 25%정도 적다. 휘발유는 ℓ당 세전유가가 900원가량이지만 디젤은 400원가량의 세금이 제세된다.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6일 기준 전국평균가격은 휘발유가 1654.57원을 디젤유가 1462.58원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디젤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하지만 디젤 차량이 질소산화물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을 더 많이 배출하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질소산화물은 디젤 차량이 휘발유 차량에 비해 2~4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를 선두로 유럽연합(EU)에서는 디젤차를 202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디젤차에 대한 별도의 규제가 없어 국제 환경과 비교하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디젤차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산업의 성장성 측면에서 아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디젤차에 대한 세금이 향후 1~2년 내에 크게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디젤의 세금이 휘발유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지만 세수 확대와 환경 규제 강화 기조를 보면 내년에는 디젤에 대한 세금이 더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디젤 차량의 유지비가 휘발유보다 싸다는 것은 예전 얘기가 될 수 있다”며 “국내 업체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디젤 비율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