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경제학회] 맨큐 vs. 피케티, 소득 불평등 놓고 정면 충돌

입력 2015-01-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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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큐 “누진적 소비세가 효율적”...피케티는 글로벌 부유세 고수·빌 게이츠와도 논쟁 벌여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뉴시스

소득 불평등을 놓고 세계적 석학들이 격론을 벌였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EHESS) 교수와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3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례학술총회에서 소득 불평등의 원인과 이에 대한 해법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보수 경제학의 대표주자인 맨큐 교수는 이날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선다. 그래서 어쩌라는거냐?(r>g. So what?)’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면 오히려 과도한 자본 축적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평등이 생산에 기여한 대가라면서 자본을 축적하고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과도한 저축 등에 따라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좋지 않다면서 “가난한 평등보다는 부자가 될 기회가 있는 불평등한 사회를 사람들이 더 원할 것”이라고 맨큐 교수는 덧붙였다.

부의 세습에 따른 불평등 확대와 관련해서는 증여와 상속 등으로 자본 규모가 나눠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피케티 교수가 주장하는 자본의 축적 주장이 과도한 이유라고 그는 말했다.

피케티 교수가 주장한 글로벌 부유세는 자산가는 물론 근로자 모두를 궁핍하게 할 것이며, 유럽 일부 국가들이 도입한 누진적 소비세를 통해 부의 재분배가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부자들에 대한 규제보다는 저소득층을 구제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 하버드대 웹사이트

맨큐 교수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수석 경제고문을 지낸 인물이다.

피케티 교수는 이와 관련 자본 축적이 자본소득 증가와 불평등을 심화한다면서 부의 세습과 재분배를 막기 위해 누진적 소득세와 자본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맨큐 교수가 제안한 누진적 소비세는 부유세를 대신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부의 세습화의 주요 원인인 상속 재산에 대한 세금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부를 통해 얻는 권력과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서도 과세할 수 없다는 것이 누진적 소비세의 맹점이라고 피케티 교수는 강조했다. .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와도 소득 불평등을 놓고 토론했다고 전했다.

피케티 교수는 몇주 전 게이츠가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 “당신이 쓴 책의 모든 것을 사랑하지만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정부보다 자신을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게이츠의 관점을 이해한다”고 피케티는 설명했다.

게이츠는 그동안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부유세 도입보다는 자산가의 기부가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피케티 교수는 앞서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서면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한다고 분석해 세계 경제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피케티 교수는 최근 프랑스 정부가 경제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거부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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