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저명 투자자 피터 틸이 대마초에 투자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피터 틸이 이끄는 `파운더스 펀드`는 프라이버티어 홀딩스라는 대마초 업체에 투자하고 있는 사모펀드에 수백만달러 상당의 투자를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포브스 등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페이스북과 스페이스X, 에어비앤비, 스포티파이 등 대개 첨단 정보기술(IT) 업체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파운더스 펀드의 행보로서는 상당히 이례적.
그러나 지난해 1월1일 콜로라도주가 의료용이 아닌 대마초까지도 합법화했고, 이어 워싱턴주와 오리건주가 뒤를 따르면서 미국 내에선 대마초 합법화에 대한 논의와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걸 보면 꼭 이례적이지도 않다.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가 이를 지지한다고 나서기도 했다. 미국 내 23개주, 그리고 워싱턴 D.C.는 의료용 대마초를 허용하고 있다. 대마초 투자 네트워크인 아크뷰그룹은 지난해 미국의 합법적인 대마초 시장이 26억달러 규모로 컸고 오는 2018년이면 102억달러규모까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렌단 케네디 프라이버티어 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금지됐던 대마초 산업이 합법화되는 과정에서 (피터 틸의 투자는)매우 기념비적인 것"이라면서 다른 투자 의향을 가진 기관투자가들과도 추가 투자를 협상중이라고 밝혔다.
프라이버티 홀딩스는 의료용 대마초를 생산하는 캐나다 법인 틸레이(Tilray), 대마초 품평 온라인 사이트 리플리(Leafly), 일반인들이 구입하는 대마초 브랜드 말리 내추럴(Marley Natural) 등에 투자하고 있다.
매셔블은 브렌단 케네디를 비롯한 3명의 프라이버티 홀딩스 설립자들을 `마리화나 주식회사의 뉴 페이스`라고 칭하고 이들의 투자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올해 42세의 브렌단 케네디는 예일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4년 반 전 이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리화나 투자가 윤리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술이나 담배 사업에 투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
FT는 그러나 이렇게 미국 내에서 대마초 합법화 및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는 여전히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상당수 은행들도 대마초 산업과 연계되지 않으려 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파운더스 펀드에서 이번 투자를 담당한 제프 루이스는 "몇 년 전 집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에 투자할 때도 규제라는 환경은 매우 불확실했고 여전히 몇몇 도시에선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투자키로 결정했고 이번 투자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