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KT ENS 대출사기와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모뉴엘 부실대출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한 징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사안에 대한 징계 대상자만 150여명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감원은 통상 한 달에 두 번 여는 제재심에서 징계 수위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임시회의를 열어서라도 이달 중 관련 징계를 모두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제재심을 열고 신용평가사 ‘등급 쇼핑’ 행위에 대한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한다. 다만 KT ENS 대출사기,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모뉴엘 부실대출 등 주요 안건은 이날 상정되지 않는다.
주요 안건에 대한 징계 수위는 이달 중 임시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부원장 인사가 늦어져 공백이 있었던데 다 사안의 중요성 등을 감안하면 이달 중엔 징계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며“제재심이 한 달에 두 번 열리는데, 이달 8일, 15일이 아니라면 임시회의를 열어 이들 안건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 KT ENS 대출사기 건을 비롯해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모뉴엘 부실대출 등에 대한 검사를 끝냈다. KT ENS 대출사기 건만으로 100명에 가까운 임직원이 제재를 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KT ENS 협력업체 대출금액 1600억원의 손실을 초래한 하나은행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대규모 징계가 예상된다.
금감원은 파산 선고를 받은 가전업체 모뉴엘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10여곳에 대해서도 부실심사 사례를 상당수 적발하고 징계수위를 최종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외환·국민·농협은행 임직원 수십명이 제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검사 건 역시 서둘러 징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앞서 신한은행이 지난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가까웠던 전현직 직원, 가족, 고객들의 계좌를 불법 조회한 사실을 확인하고 20여명에 대한 징계를 사전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참여연대가 지난 10월 조직적인 개인정보 조회 등 의혹을 제기해 5주간의 추가 검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