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PO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삼성SDS가 상장 두 달을 넘긴 가운데, 닮은 꼴 SK C&C 상장 초기와 상반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09년 상장한 SK C&C는 초기 두 달 간 주가가 2배 가까이 뛰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삼성SDS는 오히려 하락세다.
이에 IT서비스 업계 경쟁사이자 같은 그룹 지배 구조 관련주라는 점에서 SK C&C와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은 한숨을 짓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해 11월14일 상장 당시 시초가 38만원에서 출발했지만, 이날 현재 26만1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무려 31% 하락한 수치다.
삼성SDS는 상장 당일 13% 주가가 빠졌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25일에는 42만80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곧 주가는 하락반전했고, 2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반면, 2009년 11월 상장한 SK C&C는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두 달 만에 시초가(3만2250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2년만인 2011년 11월엔 5배가 넘는 16만원대까지 치솟고, 현재는 22만50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두 회사의 시초가는 10배 이상 차이가 났지만, 이제는 SK C&C가 삼성SDS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SK C&C는 상장 당시 실적이 좋아진 점도 있지만, 주가가 약세를 보인다 싶으면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 양책을 내며 끊임없이 주가 관리에 몰입했다.
하지만 삼성SDS는 삼성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지목받으며 상장 당시 기업 규모나 수익 대비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 최근에는 수익성 등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부진한 실적 전망도 주가 하락에 한 몫하고 있다. 실제 삼성SDS는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 준공을 올해 2분기 말 앞두고 있으며 이에 따른 비용지출로 올해 3분기까지는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제일모직 상장이 오히려 삼성SDS에 대한 관심을 이탈시켜,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SK C&C에게는 오히려 제일모직 상장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 상장은 SK C&C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제조영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며 옥상옥 구조의 중심에 있는 SK C&C는 그룹 지주회사인 SK의 지분을 31.82% 보유하고 있다. 이에 SK와 합병할 경우 SK C&C 기업가치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