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딩쉐둥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딩쉐둥 회장은 세계 경제의 분열과 지정학적인 불안정성을 들며 중국은 물론 전 세계가 ‘뉴노멀(New Normal)’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자국 경제가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뉴 노멀’ 상태라며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 기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딩 회장은 이런 시각을 세계 경제로까지 넓혔다. 그는 “최근 낮은 성장세는 글로벌 경제의 약한 모멘텀과 관련 있다. 각국 경제성과와 정책 차이에서 비롯된 ‘분화(Divergence)’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와 테러 공격 등을 언급하며 “지정학적 불안정성도 여전하며 최근 환경적 재앙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유수의 기관들도 최근 잇따라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WB)이 이달 초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4%에서 3.0%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 최근 올해 전망을 3.8%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WB는 세계 경제가 미국이라는 ‘하나의 엔진’에 너무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세’만으로는 글로벌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딩 회장은 중국의 ‘뉴 노멀’은 세계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에서 ‘뉴 노멀’은 수출과 투자 중심에서 내수 위주로 성장모델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느리지만 건전한 경제성장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올해도 7.0~7.5%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그러나 과거와 달리 이런 성장세는 공격적인 정부 부양책이 아니라 시장에 의해 이끌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는 더 많은 부문을 민간기업에 개방하고 사업승인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지난 22일 전면적 양적완화(QE) 도입 발표에 대해서는 엄지를 치켜 세웠다. 그는 “미국이 금리 정상화로 접어드는 속에서 자체 QE를 실시하는 것은 유럽 경제회복을 돕고 디플레이션을 방지할 것”이라며 “ECB는 이 결정의 공적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