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어닝쇼크’를 보이면서 강달러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됐다.
구글은 2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파트너 기업들에 지불하는 금액을 제외한 매출이 14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인 147억 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8억 달러(주당 6.91달러)로, 전년보다 41% 늘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6.88달러로, 역시 전문가 예상치 7.12달러에 못 미쳤다. 구글 실적은 5개 분기 연속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패트릭 피체트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달러화 강세임을 지적했다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피체트 CFO는 “강달러로 매출이 5억4100만 달러(약 5900억원) 증발했다”며 “환율변동에 따른 강달러 충격을 제외하면 매출 증가율이 20%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지난 분기 영업이익률은 24%로,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는 밑돌았다. 피체트 CFO는 “강달러 이외 새 넥서스6 스마트폰이 공급부족 현상을 일으킨 것도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피체트 CFO가 앞으로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밝힌 영향으로 구글 주가는 나스닥에서 0.13% 상승한 510.66달러로 마감하고 나서 시간외 거래에서도 2%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가치가 강세를 유지하면 해외시장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도 불이익을 피할 수 없다. 세계 최대 소비재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도 이번 주 실적 발표에서 강달러가 매출 감소의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와 듀폰 등은 환율 변수에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최근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이날 1165.60으로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페르난드 콩 실리콘밸리뱅크 외환 부문 매니저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가운데 연준만이 금리 정상화를 얘기하고 있다”며 “강달러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ABN암로방크는 “올해 연말에 유로·달러 환율이 1.10달러로 떨어지고 내년 말에는 유로화와 달러화 가치가 같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