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접한 미국 남부 국경을 폐쇄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언을 부인했다.
CNN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례 오전 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하지 않았다. 그럴 능력도 없다”면서 “그것은 결코 우리의 접근 방식이 아니었고,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의 입장은 국경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두 나라 정부 사이, 국민 사이에 교량을 건설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관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이주와 마약 펜타닐 밀매 등 현안을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서로 양국이 좋은 관계가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잠재적으로 관세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2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년 1월 20일 취임날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마약, 특히 펜타닐 유입과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을 제대로 단속할 때까지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멕시코 대통령은 다음날 정례 아침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하며 재고를 촉구했다. 또 “관세가 하나 부과되면, 이에 대한 반응으로 다른 관세 조처가 올 것”이라고 보복 관세를 시사했다.
그런 후 셰인바움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통화가 27일 전격 이뤄졌다.
이에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당선인과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주 현상에 대한 멕시코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고 후기를 남겼다.
트럼프도 같은 날 이내 트루스소셜에 “셰인바움 대통령과 멋진 대화를 나눴다”면서 화답했다. 그러면서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이민을 중단시키고 효과적으로 남부 국경을 폐쇄하기로 동의를 받았다. 또한 미국으로의 대량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미국에서의 이러한 마약 소비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매우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 이민 전략을 공유한 것이지 국경을 닫는 것이 아니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절에도 멕시코와 국경 문제를 두고 입장차를 나타낸 적이 있다. 트럼프는 남부 국경을 따라 장벽을 지으면 멕시코가 그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때 458마일의 국경 장벽을 설치했지만, 기존 공약했던 1000마일에 미치지 못했고, 멕시코는 건설 비용을 부담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