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돋보기]‘투자의 귀재’불리우는 워렌 버핏의 후계자 요청을 사양했다고 알려진 중국인 리루 회장이 이끄는 히말라야캐피탈이 일성신약의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저평가된 해외주식을 매입해 장기적으로 보유하기로 유명한 이 회사가 일성신약의 지분을 꾸준히 매수하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히말라야캐피탈은 일성신약의 주식 17만7775주를 취득, 지분율이 6.68%가 됐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40차례에 걸쳐 꾸준히 매수했으며 투입된 금액은 173억원에 이른다.
8만원 대를 횡보하던 일성신약의 주가는 히말라야캐피탈이 일성신약의 지분을 보유했다는 소식이 발표된 지난해 12월 1일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8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히말라야캐피탈이 지분 추가 취득 소식이 발표된 3일에는 소폭상승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히말라야캐피탈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직후 중국을 떠나 미국의 성공적인 펀드 매니저로 성장한 리루 회장이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법학과, 경제학과, 경영학과를 동시에 졸업하고 투자회사에서 일하다가, 전재산을 모아 직접 차린 회사다. 리루 회장은 지난 2010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리루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참여하지 않고 계속 자신이 세운 히말라야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저평가된 회사에 투자하기로 유명한 히말라야캐피탈이 일성신약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일성신약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투자고수로 불리우는 일성신약은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이익이 1400억원으로 3년 평균 영업이익의 67배나 된다. 보유종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삼성물산 주식이다. 일성신약은 2004년 삼성물산 지분 2%를 단순 투자 목적으로 주당 평균 2만4400원에 사들였다. 삼성물산의 3일 종가 5만8500원 기준으로 수익률은 139%다.
일성신약이 제약사보다 투자기업으로서 주목을 받는 데에는 ‘원조 주식 고수'로 내려오는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 덕분이다. 그는 KDB대우증권 전신인 동양증권을 창립한 ‘증권업계 1세대'로 알려졌다. 일성신약은 지난 2007년 주식운용수익으로만 500억원 상당의 이익을 실현한 바 있다.
하지만 제약사로서의 성장성에 대한 제고는 필요한 시점이다. 일성신약의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업계 일각에서는 ‘제약사’로서의 정체성에 의문 부호를 던지기도 한다. 항생제 분야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제네릭 의약품등의 매출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데 지난달에도 제품 회수조치가 있었고, 지난해 20개 이상의 제품이 ‘품질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제약서로의 매력은 크지 않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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