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복합점포가 뜬다] 예금투자상속 등 종합자산관리… PB강화 승부수

입력 2015-02-0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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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사 창구벽 허물어헬스케어까지 다양한 상담은행마다 10여곳 신설 나서보험 더해지면 성장세 확대

한 장소에서 은행·증권 등 다양한 금융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복합점포가 금융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의 점포 구조조정 압박,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맞물리며 금융회사 간 복합점포 신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은행들은 특히 고령화 추세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가 은행 내 주요 생존전략으로 급부상한 환경을 반영해 국내 복합점포를 통한 프라이빗뱅킹(PB) 기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복합점포를 통한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려 수익창출에도 나서겠다는 목표다.

◇금융당국, 복합점포 규제 허물어…실질적인 시너지 기대 = 복합점포는 은행과 증권의 점포가 한데 결합한 형태로 은행 지점의 미래상이다. 은행과 증권계열사들을 거느린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복합점포를 통해 비용을 줄이며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한 공간에서 다양한 상담을 받을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진다.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형태의 점포가 시도된 것은 10년 전이다. 그동안에도 BIB(Branch In Branch)나 BWB(Branch With Branch) 형태의 복합점포는 존재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시너지를 내지는 못했다. 과거의 규정상 고객의 비공개 정보 유출 방지 등을 우려해 은행과 증권 상담 창구는 이른바 ‘방화벽’으로 분리돼 있었다. 은행 상담구역과 증권 상담구역은 각각 다른 층에 있거나, 같은 상담실을 쓰더라도 은행 담당자와 증권 담당자가 따로따로 상담해야 했다. 사실상 무늬만 복합점포였던 셈이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은행, 증권 등이 사무실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공동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복합점포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단 보험은 제외했다.

은행과 증권의 창구를 나누는 벽이 허물어지고 임원들의 겸직이 허용되면서 실질적으로 복합점포를 구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자 금융사들도 앞 다퉈 복합점포 신설에 나서고 있다.

향후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허용하는 문제가 해결되고 자회사별 정보 공유가 더욱 활발해지면 복합점포의 성장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금융권은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복합점포는 기존의 금융 거래 관행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증권사 인수합병(M&A) 등으로 복합점포의 경쟁범위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국내 1호 복합점포 개점…고삐 죄는 신한·국민·하나금융 = NH농협금융지주는 가장 의욕적으로 복합점포 신설에 나서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에 국내 1호 복합점포인 ‘NH농협금융플러스센터’를 개점했다. 농협금융은 광화문 복합점포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서울과 지방 주요 도시에 총 10곳의 복합점포를 추가로 신설할 예정이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복합점포를 확대해 농협금융의 올해 순이익을 9050억원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임 회장 주도로 복합점포를 전담할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다. 이 팀은 1400개에 이르는 전국 영업점을 대상으로 복합점포를 개설할 만한 유망 지역을 찾는 한편 복합점포 내 자회사 간 시너지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의 대표적인 협업사례로 꼽히는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을 총 25곳 운영하고 있는 신한금융은 올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금융 복합점포 추진 강화를 내세웠다.

신한금융은 단순히 투자상품에 대한 상담과 권유뿐만 아니라 양도·증여·상속 등 금융 상담서비스에서부터 헬스케어와 같은 다양한 여가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고객 관점에서 대면채널을 최적화하고 PWM 등 복합점포 운영모델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또 스마트금융 등 비대면 채널을 개선해 고객관리와 마케팅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총 13곳의 복합점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 중 8곳이 PB센터와 연계한 복합점포다. 하나금융은 규제 개선 전에도 PB센터와 연계한 복합점포를 5곳 운영했다. 신설되는 복합점포 중 나머지 5곳은 일반적인 형태의 복합점포가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특히 하나대투증권과 연계를 강화해 은행 일반 소매점포에도 복합점포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 역시 은행·증권·보험을 결합한 복합점포 신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특히 KB투자증권의 지점을 확대해 국민은행 PB지점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최근 지주가 해체된 우리은행도 복합점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삼성증권 등 다른 증권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로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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