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자율협약 상태인 부실 조선사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SPP조선은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안이 부결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처지에 놓였다. 또 성동조선도 추가 자금 지원이 무산되거나 지원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이른바 '범국책' 채권단은 추가 자금 지원에 찬성하는 반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반대하면서 '국책 대 시중은행'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9일 긴급채권단회의를 소집해 SPP조선에 대한 4850억원 규모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논의했으나 부결됐다. SPP조선은 2010년 5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이래 최근까지 6000억원 가량 신규 자금을 지원 받았다. 그러나 최근 공급 과잉과 중국 조선사 증설 문제로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채권은행인 KB국민은행은 추가 자금 지원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신한, SC, 외환은행 등도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다른 채권은행의 반대매수청구권 행사가 없다는 전제하에 추가 자금 지원에 동의한다는 이른바 '조건부 동의' 의견을 낸 상태다. 국민은행의 반대가 지속되면 신한은행도 추가 자금 지원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주요 은행의 채권비율은 약 66%다. 추가 자금 지원에 필요한 75%을 밑돈다.
성동조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주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이달 안으로 5000억원 가량의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다른 채권은행들에 제안할 예정인데 SPP조선의 추가 자금 지원 여부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010년 3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은 최근까지 1조9000억원 가량 신규 자금이 지원됐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SPP조선의 추가 자금 지원 논의 과정에서 더 이상 부실 조선사에 대한 자금 지원이 무의미하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며 "수출입은행이 제안하는 5000억원은 어림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