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의 휴대폰 할부금리가 2009년 첫 제도 시행 이후 한 번도 꼼짝 않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만큼 할부금리를 내릴 여력이 되지만 버틴다는 지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단말기의 잔여할부금에 연 5.9% 할부이자를 부과하고 있다. KT는 개통할부금에 월 0.27%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연리로 환산하면 3.24%로 업계 최저이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2011년 이후 5차례나 인하돼 12일 현재 사상 최저인 1.75%를 기록하고 있지만, 통신 3사는 할부금리를 높게 유지하거나 오히려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 관계자는 “휴대폰 할부이자는 할부제도 유지에 들어가는 금융비용이 대부분이고, 기준금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KT가 할부이자를 올리긴 했지만 극히 미미한 수준이고, 할부이자에 대해서 만큼은 통신 3사 모두 적자구조”라면서도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할부금리에는 △채권이자 △대손비용 △기타 금융비용 △적정마진 등 크게 4가지 요소가 있는데, 이 가운데 채권이자가 할부금리에 80%이상 반영된다는 것이다.
채권이자는 기업의 신용등급이 높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떨어지게 된다. 즉 기업이 같은 채권을 발행해도 이자를 덜 지불하고 돈을 빌릴 수 있고, 그만큼 할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된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SK텔레콤의 회사채 금리는 2.402%에 불과하다. LG유플러스는 이보다 더 낮은 2.306%이고 KT는 2.259% 수준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의원(새누리당)은 “통신사가 고객에게 징수한 휴대기기 할부수수료는 지난 한 해만 최소 3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할부수수료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