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탄탄하게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는 코스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나 시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기대감이 더 큰 상황입니다. 박스권 탈피에 대한 전망이 살아나면서 점진적으로 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투심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존재합니다. 예컨대 실제 흑자를 내는 코스닥 기업의 수는 3분의 2 수준입니다. 그나마 2010년부터 흑자기업이 감소했고 작년에는 5년 만에 흑자기업 비율이 7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자연스레 과열양상, 극도한 투심이라는 수식어도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지요.
이런 상황을 대비한 투자경고가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이지요. 역할만 못하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당장에 한국거래소만 해도 과열투자에 대한 ‘3단계 경고제도’가 존재합니다. 투자주의와 투자경고, 투자위험 지정제도인데요. 너무 많이 내렸거나 거꾸로 너무 많이 상승한 종목에 대한 경고 메시지입니다.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내리는 시장안정화 조치이기도 하지요.
먼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거래가 제한됩니다. 여기에 위탁증거금도 100% 납부해야 합니다. 그러고도 2거래일 동안 20% 이상 상승, 그 이상의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합니다. 상장사 입장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게 마련이지요.
거꾸로 이런 투자 경고제도가 오히려 투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3단계 경고조치 가운데 어느 하나를 받았다가, 이 경고가 해제되면 곧바로 급등세 또는 상한가에 직행하는 일이 왕왕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스닥 투자위험 종목에서 지정 해제된 종목은 모두 32개. 이들은 해제 직후 평균 140% 이상 급등했습니다. 한 마디로 역효과인 셈이지요.
급등락에 대한 우려 속에서 투자경고를 받았던 중국 자원개발 관련주가 대표적입니다. 투자경고가 해제되면서 2주 만에 96%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위험하다”고 주의보를 내렸던 종목이 주의보 해제와 동시에 상승세를 타는 셈입니다. 때문에 이런 투자위험 경고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 3월 초까지 코스닥시장의 30개 종목이 총 31회에 걸쳐 투자경고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회(8개 종목)에 비해 4배가 늘어난 수준입니다. 조심하라고 경고를 했는데 시장은 오히려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경고가 오히려 불쏘시개가 된 셈이지요.
이쯤되면 뚜렷한 보완책이 필요한 시기가 됐습니다. “조심해! 아니면 말고” 식의 투자주의보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