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달러화 강세와 저유가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비관론이 급부상했지만 일각에선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1분기 미국 경제의 예상 외 부진 요인은 강달러와 저유가 등 복합적인 요인이 미국 기업들의 수출과 설비 투자 등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29일(현지시간) 오전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미국 경제는 지난해부터 성장을 가속화해 작년 3분기에는 평균 4%가량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예상치 못한 혹한에 따른 개인소비 지출 감소와 설비투자 약화로 경기 둔화를 피해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미국의 실질 개인소비지출(PCE)은 연율 1.9%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 분기의 4.4%에서 크게 둔화된 것이다. 개인소비는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개인소비 부진은 미국 경제성장 둔화로 직결된다.
같은 기간 수출은 7.2%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수출은 4.5% 증가했었다. 이 기간 미국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4.5% 상승, 수출 기업들의 실적을 직격했다. 지난해 4분기 4.7% 증가했던 비거주자 고정자산 투자액은 3.4% 감소했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지난해 4분기의 0.6%에서 지난 1분기에는 0.1%로 축소됐다. 저유가에 따른 에너지기업 중심의 건설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석유 탐사ㆍ시추 등이 포함된 비주거용 건설 부문 지출은 23.1% 급감했다.
지난 1분기 미국 경제 성장이 예상외로 크게 부진하며 충격을 줬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미국을 강타한 한파와 서부항만 파업에 대한 물류 지연 등 일회성 요인이 1분기 GDP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폭설과 혹한, 항만 노사분규가 미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0.5%포인트, 0.3%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봤다. 이어 2분기에는 이런 요인들이 반영되지 않아 경제성장률 곡선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개선으로 개인소득이 증가해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개인소비도 회복될 것으로 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가을 제시한 수치에서 0.5%포인트 하향하면서도 3%대는 유지했다. 저금리와 자동차, 주택의 왕성한 구매 의욕에 힘입어 경제 기조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본 것이다.
최근 월마트, 맥도날드 같은 대기업들이 최저 임금을 올리는 등 기업들의 임금 인상 움직임도 미국 경제의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월마트는 직원 50만명의 시급을 최소 10달러, 맥도날드는 7월부터 1500여개 매장 직원들의 평균 최저임금을 시간당 9.9달러로 각각 상향한다고 밝혔다.
웰스파고투자연구소의 매크로전략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게리 테일러는 “일부 경제지표가 약세를 보였지만 연방준비제도는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유가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