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경영자’로 유명한 이해진<사진> 네이버 의장은 지난해 12월 이례적으로 임원 워크숍에 참가해 네이버의 위기설을 지적했다. 이 의장의 경고가 있은지 6개월이 지난 현재 증권사들이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해 ‘네이버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특히 모바일과 게임, 광고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글로벌 메신저로 도약한 ‘라인’마저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주가하락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한지는 오래전 이야기다. 결국 지난 1분기도 반등에 실패하며 시장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았고, 증권사들이 내놓는 목표주가 역시 잇따라 내려앉았다.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는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88만원에서 15만원 낮춘 73만원을 제시했다.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베스트 증권 역시 110만원에서 95만원으로 15만원 하향조정했다. 이외 현대, 키움, 유안타 등도 모두 기존보다 10만원씩 떨어뜨렸다.
업계에서도 모바일에서는 네이버가 다음카카오에 뒤지고 있고, 구글의 빠른 성장세에 휘청이는 ‘넛크래커’ 상태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의장이 이 같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들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없지는 않다.
이 의장의 최대 장점은 ‘결정은 신중히, 행동은 번개같이’ 한다는 점인데, 위기감을 느낀 즉시 쏟아놓은 각종 해결책들이 2분기에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의장이 모바일 강화를 위한 큰 그림을 ‘쇼핑검색 강화’로 잡고 대대적인 개편작업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검색부터 구매,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주는 ‘초간편 O2O(온오프라인 연계 상거래) 서비스’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핀테크 기술이 요구되자 간편결제 ‘네이버 페이’도 개발해 조만간 내놓는다.
넷마블과 합작한 ‘크로노 블레이드’는 게임분야 실적을 끌어올릴 야심작이다. 라인뮤직과 라인페이, 라인택시 등에 대한 서비스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신저를 넘어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보여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의장은 더욱 확실하고 장기적인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최근 네이버 내부에서는 “뭐라도 내놓아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그야말로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후발주자였던 네이버를 우리나라 대표 검색기업으로 탈바꿈했던 그의 전략이 모바일에서도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