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신임 사장의 ‘빅베스’ 효과가 대우조선해양을 8년 만에 분기 적자로 만들 것인가.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1분기 실적을 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적자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2006년 3분기 이후 34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의 적자전환이 정성립 사장 취임에 따른 ‘빅베스’효과로 보고 있다. 빅베스는 경영진이 교체되기에 앞서 전임자의 실적부진 요인을 회계에 선반영하고, 신임 경영진의 공적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고재호 사장 재임기간 동안 연임을 위해 회계 반영을 늦춰왔던 적자가 1분기에 반영될 것이란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증권가의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정성립 신임 사장의 취임으로 인한 빅배스 효과가 작용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적자로 예상되면서 국내 조선 ‘빅3’의 1분기 실적은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 1분기 매출 12조2281억원, 영업손실 1924억원, 당기순손실 12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의 증가로 전 분기의 223억원, 2014년 1분기의 1889억원보다 확대됐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63억원, 1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전분기와 비교할 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4.1%, 73.7% 급감했다.
문제는 1분기 실적 뿐 아니라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발주량 자체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국제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56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1분기(1619만CGT)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척수 기준으로는 211척으로 지난해 1분기(832척)의 4분의 1 수준이다. 세계 조선 시장이 침체 여파로 우리 조선업체들의 수주 실적도 반 토막이 났다.
한편, 올해 1분기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은 231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455만CGT)의 51% 수준에 그쳤다. 국내 조선사들이 지난 1분기에 전체 수주량의 41.0%를 수주하면서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웃을수 없는 이유다.
국가별 수주 잔량에서 중국에 밀리면서 험난한 한 해가 예상된다. 올해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4215만CGT로 1위이며, 한국(3241만CGT), 일본(1934만CGT) 순으로, 중국의 강력한 추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