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네팔 참사를 보며… ‘준비된 안전’ 마련해야 할 때

입력 2015-05-13 10:29 수정 2015-05-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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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정 현대제철 홍보팀 사원

지난 4월 25일 강도 7.9의 지진이 네팔을 강타했고 7000명 이상의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참사가 발생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오후 네팔과 티베트의 접근 지역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또 다시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8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져 아직 채 아물지 않은 전 세계인들의 가슴에 큰 멍울을 남겼다.

무참한 인명피해와 인류의 역사가 담은 문화재 유실이 발생한 이번 뉴스를 접하는 동안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새삼 실감했다. 그리고 동시에 ‘과연 우리는 이런 재앙 앞에 그저 운명론적일 수 밖에 없는가’ 라는 물음을 지울 수 없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진 자체는 피할 수 없지만 지진을 버티는 ‘내진’은 의지적으로 높여나갈 수 있는 영역이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지진을 예측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했고 고대부터 다양한 지진 모델들을 만들며 의지적으로 자연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거듭해왔다. 그 결과 우리는 상당한 수준의 내진 기술과 노하우를 지니게 됐다.

우리나라도 기술적 측면에 있어 내진 대응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내진 기술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발전을 이뤄냈고, 내진 설계 공법에 적합한 다양한 내진용 자재가 생산되고 있다.

특히 건축 구조물의 뼈대를 생산하는 철강업계에서 다양한 내진용 건축 철강제품이 개발되어 판매 중이다. 봉형강류 제품에는 2006년 현대제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건축구조용 열간 압연 H형강(SHN)을 비롯해 고성능 콘크리트용 봉강(철근)이, 판재류 제품에는 건축구조용 압연강재(SN), TMCP강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지진 위협에 대응하는 정부와 업계의 현실을 보면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현재 법규상에는 3층 이상, 1000㎡ 이상, 높이 13m 이상의 건축물은 내진 설계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국내 내진대상 건물 중 상당 수의 건물이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은 게 현주소다.

건축물의 대형화, 고층화 추세가 계속되고 지진의 위협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내진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시급하다. 발전한 기술에 걸맞는 제도와 공감대를 형성해 설계 및 시공자의 건축구조물에 대한 안전의 의식 변화를 유도하고, 소비자들 또한 지진에 안전한 건축물의 설계와 시공 감리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분위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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