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행수지가 5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일본 재무성은 13일 작년 일본 여행수지가 2099억엔(약 2조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여행수지가 흑자를 낸 건 55년 만이다.
여행수지는 자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자국에서 소비한 금액에서 자국민이 해외에 나가 소비한 금액을 뺀 액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작년 여행수지 흑자액이 크진 않지만 1960년부터 50년 이상 지속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이 일본에서 쓴 돈은 2조2344억엔으로 2001년도에 비해 41%나 늘었다. 이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이 33% 증가한 1467만명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1인당 소비액은 평균 17만엔이며, 1위인 중국은 무려 30만엔에 달한다. 절약 정신이 투철한 일본인과 비교하면 왕성한 소비로, 인구 감소로 침체된 내수를 중국인들이 메꿔준 셈이다.
반면 일본인이 해외에서 쓴 돈은 4% 감소한 2조245억엔이었다. 엔화가 약세였던 지난해에 일본인 해외 여행객이 1667만명으로 전년 대비 3.5% 줄어든 영향이다.
일본은 고도 성장기와 버블 붕괴 등 경제 부진으로 여행수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오사카에서 만국박람회가 열린 1970년 7월 한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적자였다.
일본인의 해외 여행이 자유화된 도쿄올림픽 개최해인 1964년 당시 해외 여행객은 연간 12만명에 불과했다. 여행수지가 마지막 흑자였던 1959년에도 해외 출국자 수는 10만명에도 못미친 것으로 일본 정부 관광국 통계에 나타났다.
이에 일본 정부는 여행수지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 방일 관광객 유치 확대를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자리매김시켰다. 일본 정부는 방일 관광객을 2020년까지 200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사이토 다로 경제조사실장은 “여행수지는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이 앞으로도 증가해 계속 흑자가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신문은 외국어 통역이 가능한 병원이 적은 점 등 외국인 수용 시스템에 과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엔화 강세로 인해 해외 여행을 가는 일본인이 늘면 여행수지는 다시 적자 압력을 받게 돼 여행수지 흑자가 정착하기까지는 안심하기 이르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일본의 3월 경상수지 흑자는 2조7953억엔으로 전월의 1조4401억엔에서 늘어난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2조613억엔도 웃돌았다. 이로써 일본의 경상수지는 9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6714억엔 흑자로 전월의 1431억엔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으며 전문가 예상치 5275억엔 흑자도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