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장이 고초의 결단을 내린 이후 현대상선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부문과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손실 폭과 부채 비율은 다소 줄어들었다. 또 현대증권ㆍ현대자산운용ㆍ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 매각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터널 끝이 보이고 있다.
특히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5년 만에 1분기 흑자를 내며 자구안 발표 15개월 만에 현 회장의 뚝심과 자신감이 입증됐다.
현대그룹이 지난 15일 발표한 계열사 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올 1분기에 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상선이 비수기인 1분기에 흑자를 낸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는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가 대폭 준 것은 물론 현대상선의 원가절감, 노선합리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한 몫 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4년 1분기 보다 55.4% 증가한 289억원의 영엽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원가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실적개선을 이끌었다는 게 회사측 분석이다.
매각이 진행 중인 현대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044억원, 8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무려 5870.7%, 1679.2%나 증가했다. 현대증권ㆍ현대자산운용ㆍ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 매각은 오는 7월 말 경 완료, 1조원 가량의 확보가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현 회장은 당초 세운 자구안을 완벽하게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어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현대상선의 경우 1분기 실적이 쾌조를 보였지만, 2~3분기 실적에 대한 의구심의 눈길이 여전히 남아있다.
또 현대상선이 연내 갚아야 할 CP(기업어음)와 회사채가 5716억원에 달한다는 것도 큰 짐이다. 그룹 측은 현대상선의 현금(현금성 자산 포함) 2699억원, 단기금융상품 2353 등 당장 유동할 수 있는 금액은 5052억원으로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일시에 운용하기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현 회장의 뚝심이 이어진다면 앞으로의 고난도 무사히 헤쳐나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 회장이 2003년 경영 일선에 나선지 무려 12년이 지났다는 점도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현 회장이 경영에 나설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이 많았지만 결국 10년 만에 그룹 자산 4배, 매출 2배로 올렸고 이후 위기를 맞은 그룹도 살려냈다. 이것이 현 회장이 ‘현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