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연내 금리인상을 결정하는데 최대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러는 지난 3월 정점에서는 다소 하락했으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수 개월 동안 확대될 것이라고 WSJ는 예상했다. 이것이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내용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
대부분의 투자자는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를 9월로 보고 있다. 당국자들은 고용 시장이 더 호전되고,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인 2%를 달성할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까지 행동하지 않겠다고 공언, 9월경이면 미국 경제가 당국이 설정한 목표치에 다가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달러 환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모델인 ‘퍼버스(Ferbus, FRB/US)’에 달러 강세의 영향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퍼버스는 정부 지출 삭감과 생산성 향상 등 경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프로그램하면 수백 개의 방정식을 통해 생산에서 실업, 금리와 주가에 이르기까지 경제 동향을 예측한다. 그런데, 최근 산출된 수치가 연준의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는 3월 31일까지 6개월간 주요 통화 바스켓에 대해 약 13% 상승했다. 이로 인해 3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510억 달러로 2008년 이후 최대였고, 1분기 미국 경제는 전기 대비 연율 0.7%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주로 수출이 14% 감소하며 6년간 최대 침체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퍼버스에 따르면 10%의 달러 강세는 서서히 경기에 파급된다. 달러화 강세에 의해 같은 기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08%포인트로 미세했지만 인플레이션율은 0.1%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생산, 수출, 수입 각 업체 및 소비자 행동을 조정하기 때문에 영향은 향후 3년간 꾸준히 커져 2년 후에는 GDP를 약 0.75%포인트 낮추게 된다.
전직 연준 이코노미스트이자 현재 시장조사업체 코너스톤 매크로의 파트너인 로베르토 펄리는 “연준 당국자는 강달러가 수요의 걸림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수입 가격 하락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낮출 가능성이 있지만 그 정도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퍼버스는 달러 강세로 인플레이션이 연간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에서 한층 더 벗어나는 것이다.
물론 달러 강세가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달러 강세는 수입 물가를 낮춰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이고,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통해 유럽과 일본의 침체된 경제를 끌어올려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 경제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연준은 달러 강세를 이유로 올해와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 시점에 각각 최대 3%에서 2.3~2.7%로 하향 조정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3월 기자회견에서 “수출 성장이 둔화했다. 아마 달러 강세가 그 이유일 것”이라며 강달러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계절적인 요인과 서해안의 파업 등 일시적 요인 때문으로 2분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부진을 보이면 당국은 금리인상 시기를 9월에서 한층 더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WSJ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