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종류·피해 규모 공개되지 않아
대표적 핵 운반체 과시 통해 핵 위협한 것으로 풀이돼
미국 대사관 20일 폐쇄 배경 추측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서로에 대한 공격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이날 오전 자국 드니프로시를 공격할 당시 아스트라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한은 카스피해 인근에 있는 도시다. 성명은 러시아가 무슨 종류의 ICBM을 발사했는지 밝히지 않았으며 피해 규모도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 이렇게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공군은 “ICBM 발사와 더불어 발사된 Kh-101 순항미사일 6발을 방공망이 격추했다”며 “러시아의 공격은 드니프로에 있는 기업과 중요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주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후에 이뤄졌다. 그동안 러시아는 서구권이 자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허용하면 심각한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ICBM은 사거리가 수천 km에 달하며 핵탄두 탑재에 쓰이지만, 재래식 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우크라이나의 자국 영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핵독트린(핵교리)을 업데이트했다. 비핵보유국이더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자국을 공격하면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뒤이어 이날 핵무기의 주요 운반체 중 하나인 ICBM을 발사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CNN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이 전날 2년 만에 처음으로 폐쇄된 이후 이날 다시 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여러 서방 대사관이 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공습경보를 받은 후 문을 닫았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ATACMS)로 알려진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영토에 처음으로 발사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처음으로 대인지뢰 공급을 승인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미국 대사관이 폐쇄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에 대한 가짜 경고를 퍼뜨리는 심리전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ICBM 발사가 대사관 폐쇄 배경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